매일신문

대구경북 봉사단체를 찾아서-대한민국 명장회 대경지회봉사단

대한민국명장회 대경지회 회원들이 봉사 뒤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명장회 대경지회 회원들이 봉사 뒤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임호순(오른쪽) 회장이 할머니에게 머리 손질을 해주고 있다
임호순(오른쪽) 회장이 할머니에게 머리 손질을 해주고 있다

특정 분야에서 기술이나 실력, 재주 등이 매우 뛰어난 사람을 장인(匠人), 거장(巨匠), 대가(大家), 달인(達人), 명인(名人)이라고 한다. 기술 하나로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이 있다. '대한민국 명장(名匠)'이 바로 그들이다.

2012년 설립된 '대한민국 명장회 대경지회봉사단'(이하 명장 봉사단)은 대구경북의 명장들로 구성된 단체이다. 현재 회원은 50여 명, 이·미용을 비롯해 기계정비, 전기, 도자기, 목공예, 석공예, 농업기계, 보일러, 인쇄·출판, 귀금속, 시계수리, 양복, 한복 등 최고의 기술인으로 이뤄져 있다. 임호순(미용 부문) 회장은 "회원들은 정말 힘들게 배우고 익혀 국가로부터 기술을 인정받은 분들이다. 이제 누구로부터 보호를 받을 나이지만 봉사하는 것에 대한민국 명장으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껴 많이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장 봉사단은 매년 세 차례 봉사활동을 나간다. 대구, 경북에서 각각 한차례, 또 한번은 전국 명장회 봉사단에 참여한다. 회원들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 농촌이나 서민들이 사는 도시 지역에서 주로 봉사활동을 한다. 농촌지역에서는 이·미용과 보일러·농기계 수리 수요가 많다. 그 가운데 커트와 파마, 염색을 해주는 이미용 봉사가 단연 인기다. 가까운 마을에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도 찾아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다. 미용 명장인 임 회장은 "주로 커트를 하지만 가끔 파마와 염색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주변 업소로부터 '봉사단 때문에 굶는다'며 항의가 빗발친다"며 "가급적 파마와 염색을 자제한다"며 활짝 웃었다. 임 회장은 "머리를 말끔히 손질해 주고 나면 나 자신도 기분이 좋고 봉사 받은 할머니들이 고맙다고 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보일러 수리를 하고 있는 명장 봉사단
보일러 수리를 하고 있는 명장 봉사단

없다"고 말했다.

경운기와 바인더 등 농기계 수리도 인기다. 강대선(농업기계 부문) 명장은 "기계가 고장 나 부속을 구하기 어려워 농기계를 밭이나 마당 곳곳에 세워두었다. 수리해주면 정말 고마워 한다. 그럴 때 기술을 배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해 성주의 한 산골 마을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대문 수리 및 도색을 해주기 위해 준비해갔는데 대문있는 집에 한집도 없어 알아보니 마을 전체가 대문 없는 마을이었다는 것. 이충호(보일러 부문) 사무국장은 "아직도 대문 없이도 이웃끼리 믿고 지내는 마을 주민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봉사단은 전기, 보일러, 방충망 수리는 물론 마을 표지석(석공예 명장)까지 만들어주기도 한다.

도시 지역 봉사에서는 보일러를 놔 달라거나 교체·수리 요구가 많다. 이충호 명장은 "요즘 들어 어렵게 사는 이들이 많아 기름보일러를 뜯어내고 연탄보일러로 교체해 주고 있다"면서 "오히려 시골보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더 심각하다. 연탄보일러를 놔 주고 돌아서면 그렇게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봉사를 하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살아가는 기쁨도 느낄 수 있다"면서 "가진 기술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나눔의 온기를 전해 훈훈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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