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실 밖 근대골목에서 배우는 대구](3)중학생, 모둠 미션활동으로 대구 역사 공부

유적지별 과제 해결하는 'RPG 프로그램'
박물관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미션 해결
찾아가는 해설사로 교실에서 대구 역사 학습

대구시교육청은 근대골목에서의 자기주도적 탐방 활동을 통해 중학생들이 대구의 변천사를 자신의 생각으로 바라보고 느끼도록 한다.
대구시교육청은 근대골목에서의 자기주도적 탐방 활동을 통해 중학생들이 대구의 변천사를 자신의 생각으로 바라보고 느끼도록 한다. 'RPG 프로그램'에 참가한 대구 한 중학생들이 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서 조별로 해설사의 사전 설명을 듣고 있다. 허현정 기자

대구 근대골목에서 청소년들은 직접 역사의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보고, 듣고, 생각하는 탐방 활동에 참여한다. 문화유산해설사나 교사가 학생들을 인솔하면서 설명하고, 학생들은 학습지나 활동지에 받아 적는 수동적인 골목 역사'문화 투어에서 벗어난 방식이다. 학생들은 근대골목 유적지별로 부여된 과제를 모둠별로 해결하며 근·현대 역사 속에서 대구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그들의 자취가 현재 어떻게 남아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대구사랑 골목탐방 체험학습'에 참가한 중학생들의 모둠별 미션활동, 찾아가는 해설사를 통해 접하는 근대골목의 모습을 살펴봤다.

◆근대골목에서 미션 수행 'RPG 투어'

지난달 대구 약령시한의약박물관에 오전 이른 시간부터 대구의 한 중학교 학생 1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모인 청소년들은 '대구 도심 청소년 역사·문화 골목 RPG'(Role Playing Game)에 참가한 학생들이다.

RPG 프로그램은 2시간에 걸쳐 근대골목 유적지별로 4, 5개의 과제를 모둠 협동 미션활동을 통해 해결하는 체험활동이다.

학생들은 코스별 집결지에서 학급 및 동아리별로 골목문화해설사와 만났다. 박물관으로 들어간 해설사는 학생들을 4명 안팎으로 조를 짠 뒤 약령시의 역사와 과거 대구 약령시의 모습을 설명했다.

RPG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총 5가지 코스 중 사전에 한 곳으로 배정된다.

RPG 코스는 ▷1코스(동산선교사주택, 3·1운동계단길, 계산성당, 뽕나무 골목, 이상화 고택) ▷2코스(약령시한의약박물관, (구) 제일교회, 에코웰빙체험관, 읍성남문터, 진골목) ▷3코스(향촌문화관, 경상감영공원, 대구근대역사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4코스(북성로, 경상감영공원, 일본군 위안부역사관)▷5코스(성유스티노신학교, 성모당, 남산향수길 벽화) 등 기존 골목투어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과정으로 구성된다.

이날 한의약박물관에 모인 학생들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 전 해설사에게 조선시대 전국 3대 약령시, 대구 약령시가 생긴 배경, 약령시가 유명했던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RPG 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학생들은 조별로 박물관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약령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직업 4가지, 약재들의 효능, 사상체질 구분법 등을 박물관 유물과 자료를 통해 학습한 뒤 미션 활동지에 기록했다.

학생들은 활동지에 제시된 미션과 포인트별 미션을 수행한 후 해설사의 확인을 받으면서 다음 지점으로 이동했다.

이날 RPG 활동 중 경상감영공원을 찾은 다른 학생들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여성들이 조직적으로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한 것을 기념하고자 만든 기념비를 찾아 모둠원이 함께 출연한 인증사진을 찍으세요'라는 미션이 나오자 국채보상운동 여성 기념비를 찾아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체험활동의 추억을 쌓기도 했다.

한편,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RPG 투어에서 해설사는 학생 15~20명당 1명이 배치되며 안전보조요원도 해설사와 동일하게 배치된다.

◆교실에서 접하는 근대골목
중학생들은 각 학교로 찾아가는 해설사를 통해 교실에서도 근대골목의 문화 유산을 접할 수 있다.

학교 사정상 근대골목 현장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 '찾아가는 해설사'를 신청하면 해설사가 각 학교에 방문해 수업을 진행한다.

해설사의 수업은 2시간 안팎으로 이루어지며, 근대골목 1~5코스 전체를 소개하는 PPT 자료로 학생들에게 대구의 근대 모습을 보여준다.

대구읍성이 형성되면서 경상도의 중심도시로 성장한 대구 이야기, 그리고 대구에 공업·상업 지역이 개발되면서 근대도시로 변한 대구의 모습을 교실에서 생생히 들을 수 있다.

또 해설사는 경상감영공원, 대구근대역사관, 향촌동, 북성로 등 장소 하나하나를 사진과 함께 짚어가며 학생들에게 대구의 변천사를 설명한다.

신청은 학교 전체, 학반, 개별 동아리 등 학교 상황이나 학생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올해 '찾아가는 해설사' 프로그램을 신청한 학교는 모두 19개교, 1천300여 명에 이른다.

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이 교실 수업에서 지녔던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자기주도적 활동을 통해 지역 역사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청소년들에게 일제의 침략으로 변화된 근대 대구의 모습과 대구 사람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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