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호워터폴리스 토지보상금 놓고 깊어지는 갈등…보상가 반발 더욱 거세져

검단들 대책위 “대구시가 이주대책 마련 및 갈등중재 나서라”

대구 북구 검단동 일대에 조성될 금호워터폴리스 예상도. 현재 지주들과 토지보상 감정가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2022년으로 예정된 준공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매일신문DB
대구 북구 검단동 일대에 조성될 금호워터폴리스 예상도. 현재 지주들과 토지보상 감정가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2022년으로 예정된 준공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매일신문DB

대구 북구 검단동 일대 금호워터폴리스 조성 예정지에 대한 토지보상 감정가격이 고지되면서 토지소유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토지보상가로는 다른 곳으로 이전은 커녕 생계가 위협받을 정도라는 이유다.

◆'끼워맞추기'식 감정 평가 금액…"수용 못해"

감정가를 받은 주민과 토지 소유주들은 현재 감정가 수준에서 토지보상이 이뤄지면 생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검단들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토지소유주들이 받아든 토지감정가격은 농지의 경우 3.3㎡ 당 100만원대, 공장부지의 경우 200~300만원대가 대부분이다.

1만㎡ 규모의 폐차장을 운영하는 박종호(65) 씨는 "3.3㎡ 당 375만원의 감정가를 통보 받았다. 이마저 22%의 양도세를 내고 나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돈은 3.3㎡당 29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도로를 끼고 있어야 하는 폐차장 터를 구하려면 도심 외곽에서도 3.3㎡당 500만원 이상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 씨는 "6년 전 은행 대출을 끼고 간신히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금액"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 160마리를 키우는 구자곤(69) 씨도 "3.3㎡당 160~200만원을 준다는데, 양도세까지 내고 나면 대구는커녕 군위에도 축사 부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십년 간 지켜온 삶의 터전을 뺏긴 셈"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대구도시공사가 총 사업비에 맞춰 감정평가를 유도했다고 주장한다. 검단들 대책위 관계자는 "종합유통단지와 이시아폴리스 사이에 있는 검단들이 우수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감정가를 받은 건 대구도시공사가 책정해놓은 예산규모에 끼워맞추는 감정평가결과를 유도했기 때문"이라며 "수십년 동안 규제를 안고 살아온 주민들은 쫓겨나고 대구도시공사는 막대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시가 중재하고 이주 대책도 내놔야"

주민들은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되는데도 공장주와 농민에 대한 이주대책이 전무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검단들 한 업주는 "대구시는 갈등 해소는커녕 공장이나 축사 등 이주문제에 대해 일체 도움을 준 적이 없다"면서 "결과적으로 시와 도시공사에 대한 불신만 커지고 장기적으로 다른 공영개발 사업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자양(59) 검단들 대책위 사무국장은 "대구시가 나서서 이주대책 등을 포함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주민들과 대구도시공사 간의 갈등을 중재해야 한다"면서 "국토교통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이 같은 문제를 호소하고 집회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공사 측은 "감정평가사 선정 등에 있어 검단들대책위 의견을 반영하고자 노력했고, 헐값 보상이라는 지적도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최효종 대구도시공사 금호워터폴리스사업단장은 "산업용지는 조성원가로 공급할 것이고, 상업지역과 주거지역도 분양시점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 현시점에서 수익성을 논하기 어렵다"면서 "도심 산업단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중점을 둔 사업이고 수익을 올리려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