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참 재밌다. 그냥 재밌다. 중국의 장기와 유럽의 체스를 비롯하여 신라시대 주령구처럼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은 게임을 즐겨왔다. 요즘은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삼차원 영상의 화려한 게임을 즐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혼자 즐기거나 몇 사람이 모여서 즐기는 정도의 게임 수준을 넘어서 'e스포츠'라고 하는 조직화된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뿐만 아니라 뇌파 게임을 이용해서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이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게임을 즐기는 뇌파 게임 속으로 들어가보자.
◆e스포츠 대회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 e스포츠 실태조사에 의하면 일반인 1200명을 대상을 조사한 결과 취미로 e스포츠를 즐긴다고 대답한 사람이 45%나 된다. 또한 OGN e스타디움, 아프리카TV, 넥슨아레나 등의 관련 업계에 따르면 e스포츠 경기현장을 찾은 사람이 2016년에 16만 명에서 2017년에는 21만 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2018년 7월에 제주도에서 '2018 서귀포 e스포츠 한마당 대회'가 열렸다. '리그오브레전드', '던전앤파이터', '클래스로얄', '피파온라인4', '스타크래프트', '온라인장기' 등 6개 종목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사람들에게 '제10회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 본선에 참가할 수 있는 특전도 주어졌다. 이처럼 혼자나 몇 사람이 모여서 즐기는 게임에서 스포츠 경기처럼 대회로 진행되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또한 이 대회에서 제주도에 있는 기업체가 개발한 뇌파 게임을 체험하는 코너도 마련되었다. 게임을 할 때 컴퓨터 마우스나 조이스틱을 손으로 움직여서 조작하는데 뇌파 게임은 말 그대로 뇌파를 사용해서 게임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뇌파 게임에는 손으로 잡고 조작하는 마우스나 조이스틱 등이 필요 없다. 뇌파를 읽는 헤어밴드를 하고서 집중해서 생각하면 모니터 화면 속 게임이 진행된다.
◆뇌파로 게임하기
뇌파를 이용한 게임은 국내외에서 이미 십여년 전부터 개발되어 오고 있다. ㈜락싸의 자동차 경주 게임과 활쏘기 게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볼링핀 쓰러뜨리기 게임, 이스라엘 인터랙티브 인스티튜트의 마인드볼 게임 등이 10년 전에 개발된 뇌파 게임이다. 또한 서울대학교 차세대융합기술원에서 '헨젤과 그레텔'이라는 뇌파 게임을 2010년에 개발했다. 이러한 뇌파 게임은 머리에 헤드셋을 쓰고 생각만으로 게임을 한다.


그리고 2016년에는 세계최초로 스위스 취리히에서 '사이배슬론(Cybathlon)'이라는 사이보그 올림픽 경기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 뇌로 제어하여 달리기 시합을 하는 종목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장애인 선수가 머리에 뇌파를 읽는 장치를 착용하고 앉아서 컴퓨터 화면 속 선수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경기다. 즉 생각만으로 화면 속 선수를 달리게 하고 장애물을 피하도록 점프하게 하는 식이다.
이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뇌파로 생각하는 대로 게임을 하는 것도 신기한데 최근에는 뇌파와 연결된 가상현실(VR) 게임도 개발되었다. 세계 최초로 생각만으로 조작하는 가상현실 게임을 미국 보스턴에 있는 뉴러블 기업에서 2017년에 개발했다. 이 게임은 가상현실 속에서 로봇과 전투를 벌이는 내용인데 다른 가상현실 게임처럼 컨트롤러가 없이 단지 생각만으로 제어해서 게임을 한다.
◆질병 치료하는 뇌파 게임
뇌파 신호를 읽어서 게임을 즐기는 기술은 단지 재미를 위한 게임에만 머무르지 않고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뇌파 게임은 뇌의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치매와 같은 뇌질환자에게 도움이 되며 우울증 치료 등에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증후군(ADHD) 아이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연구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증후군을 가진 아이는 공부를 할 때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다른 것을 하는 주의력이 결핍된 증상을 보인다. 그리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왔다갔다하며 충동적이며 과잉행동을 한다. 미국정신의학협회(APA)에 따르면 어린이 중 5% 정도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증후군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의하면 미국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증후군을 가진 어린이가 6백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에 어린이와 성인 모두를 포함해서 5만8천명 정도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았다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했다.

이러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증후군을 뇌파 게임으로 치료하기 위한 연구가 핀란드 정신의학센터에서 몇 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뇌파를 이용한 게임을 통해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증후군을 치료하는 기술이 개발 중이어서 아직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장담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들이 발전하여 뇌파 게임을 통해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다면 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 뇌파로 게임을 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세상에 우리는 이미 살고 있다. 지금까지 몸의 장애가 있어서 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이 이러한 뇌파를 이용한 첨단 기술 덕분에 하나 둘 점점 더 가능한 것으로 바뀌고 있다.(*)
김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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