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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교황, 동토(凍土)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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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열 논설위원
정인열 논설위원

"신앙의 뿌리가 조선에 깊이 내린다면, 조선의 지정학적 위치로 거기서부터 복음의 빛이 북쪽 몽골과 조선 인근 여러 섬으로 전파될 것이다."

로마 교황청의 교구에서 조선은 중국에 속할 만했고, 그래서 1831년 9월 9일 독립된 조선대목구 설치 때까지 북경교구 관할이었다. 이후 한국은 중국 만주와 요동, 일본까지 천주교 전파를 위해 오키나와 등 류큐(琉球) 열도마저 관할했다. 한국은 마치 복음 전파의 중심 같았다.

이후 1911년 영호남과 제주도 관할 대구대목구가 생겨 한국은 서울대목구와 함께 2개였다. 서울대목구는 1920년 다시 원산대목구로 분리됐고, 1922년 원산대목구는 함경남북도와 '우리 땅'이나 마찬가지였던 중국 간도까지 맡았다. 원산대목구 면적이 20만5천㎢로 오늘날 남북한(22만㎢)에 버금간 까닭이다.

이런 천주교 세월을 살피면 초대 조선대목구장 겸 류큐 열도 대목구장인 브뤼기에르 주교의 말처럼 '조선에 뿌리 깊이 내린 신앙'으로 '복음의 빛'이 '북쪽'의 '간도'까지 전파는 성공이었다. 불모지 한국에다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 미개척지 간도조차 신자로 넘쳤으니 말이다.

물론 한국 천주교는 일제강점기와 북한 공산주의 정권 통치 때는 암흑기였다. 실제 1946년 이후 북한 천주교는 소멸이란 분석이다. 비록 1988년 6월 조선천주교인협회(1999년부터 조선카톨릭교협회) 결성 소식과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교황 평양 초청 이야기가 들렸지만 여전히 종교 동토(凍土)이다.

이런 종교 동토인 북한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한 데 대한 답변을 통해서다.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이는 세계인들에게 충분히 화제가 될 만하다.

중국 간도까지 맡았던 한국 천주교 역사를 되돌아보면 교황의 북한 방문은 새삼스럽지 않을 수 없다. 굳이 정치적인 함의는 제쳐두고라도 말이다. 남은 날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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