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공산 구름다리' 내년 5월 착공… '논란은 여전'

2020년 12월 준공 목표… 폭 2m에 길이 320m 규모
시민단체 "퇴행적 행정·팔공산 가치 떨어뜨리는 예산낭비"
대구시 "환경영향평가 통해 훼손 최소화하며 개발, 공청회도 개최"

대구시가 시민사회 일각의 반발에도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환경훼손을 최소화한 채 개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매일신문DB
대구시가 시민사회 일각의 반발에도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환경훼손을 최소화한 채 개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매일신문DB

대구시가 추진 중인 '팔공산 구름다리'(본지 8월 13일자 2면 등 보도)가 이르면 내년 5월쯤 착공될 전망이다. 그러나 시민사회 일각에서 제기한 생태계 교란 등 환경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아직 해결되지 않아 갈등이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5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8월 말부터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실시설계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계획된 교량 형식과 규모, 디자인 경관 등에 대한 전문가 자문을 받아 실시설계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5월에는 착공에 들어가 2020년 12월쯤 준공할 예정이다.

대구시가 팔공산에 국내에서 가장 긴 구름다리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건 지난해 1월이다. 국비와 시비 등 140억원을 들여 팔공케이블카 정상에서 동봉 방향 낙타봉까지 구름다리를 지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폭 2m의 구름다리는 현수교 형태로 전망대와 스카이워크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기본계획 당시 230m였던 길이는 설계 과정에서 320m까지 늘었다.

순항하던 사업은 올 들어 시민사회의 강한 비판에 부딪혔다. 대구경실련과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7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9월 '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은 비판 여론을 배제한 퇴행적 행정이자, 천혜의 자연환경인 팔공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예산낭비 사업이다. 사업을 전면 폐기하고, 팔공산을 온전히 보존하면서도 관광의 질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감지됐다. 이진련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본회의에서 "자연보호에 대한 고려 없이 시민 의견을 무시하고 '전국 최대 규모 구름다리' 라는 가시적 목표만 둔 사업"이라며 "반드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 사업이지만, 시민사회의 우려를 설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중이며, 이달 중에는 관련 시민단체 및 주민들과 함께 공청회도 열 계획"이라며 "주변 환경을 세심하게 살펴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해명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