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빛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발상을 어떻게 했을까?
얇은 흙판을 가마에 넣어 굽고 이를 다시 깨어 구멍 크기가 서로 다른 체에 걸러 다양한 크기의 흙편을 만드는 힘겨운 과정을 반복한다. 그리고 이 흙편을 판면에 붙이는 과정을 거처 완성되는 이른바 '흙의 회화'. 그렇다고 이 작품들을 도예작품으로 부르기에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동원화랑은 30일(금)까지 '흙의 회화'를 추구하고 있는 작가 김지아나展을 열고 있다.
김지아나는 도예가가 아니라 단지 흙을 다루는 예술가로서 '빛에서 받은 영감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문제에 고심하던 차에 흙이 지닌 무한한 조형적 가능성에 매료돼 흙의 예술에 빠져든 작가이다.
한국 전통 창호에서 보이는 반투명한 빛의 효과가 잘 드러나고 있는 작가의 '흙의 회화'는 원래 본차이나의 반투명한 빛의 효과에서 착안해 시작됐다. 전통 창호는 강렬한 햇살을 한꺼풀 중화시켜 은은한 효과를 얻는데 목적이 있다. 김지아나의 작품 중 '호수에 비친 달' 또한 이런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 잔잔한 물결이 이는 수면에 비친 보름달의 형상은 영락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2차원 평면에 옮겨놓은 듯하다.
관객이 작품에 다가가면 작품 속에 있는 LED 구조물이 빛을 내거나 타이머가 장착된 LED구조물이 스스로 빛을 발하다 점차 사라지는 과정이 나타난다. 마치 흙의 연금술사가 만든 보물처럼 작품이 흙을 매개로 빛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기술적 효과를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수많은 실험을 반복, 최근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어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미답의 길을 개척하려는 김지아나의 예술적 의지가 돋보이는 흙예술의 새 지평을 감상하기에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문의 053)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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