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의도통신] 수능과 정치인

박상전 서울정경부 차장
박상전 서울정경부 차장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이 났다.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15일 하루 동안 모두 쏟아냈다. 수험생만 총 60만 명에 이른다. 학부모까지 합하면 180여 만 명이다. 정치권이 이처럼 큰 이슈를 그냥 넘길 리가 없다.

광주지역 일부 국회의원들은 수능에 쏠린 민심을 교묘하게 자신들의 표심에 연결하려고 해서 눈총을 받았다. '잘 할 거야! 우리 수능생' '덤벼라. 수능아!'란 현수막을 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소속 한 의원은 글귀보다 자신의 사진을 더 크게 실어 수능까지 자신들 지지에 악용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공부 좀 했다는 의원들은 직접 나섰다. 수험생들에게 자신의 공부 비법을 전수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대 법대 수석 입학이라는 명예가 금배지보다 더 유명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재수 사실을 고백하며 "첫 시험 때 너무 긴장해 시험을 망쳤다"며 "재수할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30분 이상 휴식을 취하면서 긴장 푸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수학교육학과 출신인 같은 당 박경미 의원은 "EBS 교재와 수능 연계율이 70%이기 때문에 (수능 평가원이) 이를 극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문제를 선호할 것"이라고 팁을 줬다. 서울대 농생물학과 출신인 박정 민주당 의원도 "각 과목 간에 연계성이 있다. 흐름에 따른 정리를 잘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수재'들이 유독 많은 집단 가운데 한 곳이 정치권이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인물들 가운데도 정치권 인사를 빼놓을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30세의 나이에 사시를 패스했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보다 한 살 어린 29세에 합격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29세에 합격했으며 그해 사시 수석의 영예를 안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주영 국회 부의장,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는 28세에, 박원순 서울시장,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는 25세에 등과했다.

지역 출신으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만 20세의 나이로 사시에 합격해 '수재' 소리를 들었으며 최근 한국당 소속 최교일 의원도 같은 나이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올해 수능은 다행히 무사히 치러졌으나 지난해에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포항 지진 때문에 수능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해 수능을 치른 아들이 당시 '포항 아이들을 생각하면 (수능 1주일 연기 결정은) 잘한 것 같다'고 하더라"며 대견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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