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영화: #신비한동물사전 #해리포터시리즈 #닥터스트레인지
*명대사: "이럴거면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로 시리즈 만들지 그랬어요"
*줄거리: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의 활약으로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겔러트 그린델왈드'(조니 뎁)가 미합중국 마법부 MACUSA에 붙잡히지만, 이내 장담했던 대로 탈출해 추종자를 모으기 시작한다. 순혈 마법사의 세력을 모아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그린델왈드의 야욕을 막기 위해 '알버스 덤블도어'(주드 로)는 제자였던 뉴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마법사 사회는 점점 더 분열되어 가는 가운데, 앞날의 위험을 알지 못한 채 뉴트는 이를 승낙한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 '신비한 동물사전'을 쓴 뉴트(에디 레드메인)의 모험 이야기다. 이 영화는 원작 소설 없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소설가 J. K. 롤링이 직접 각본가로 참여했다. 이 프렌차이즈는 전체 5부작으로 이번에 개봉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그 두 번째 이야기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악당인 그린델왈드(조니 뎁)의 탈옥 장면으로 임팩트 있게 전개된다. 그린델왈드는 창백하고 차가운 분위기로 덤블도어(주드 로)와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로 그려진다. 그린델왈드가 차갑게 얼어붙은 겨울이라면, 덤블도어는 따뜻하고 생명력 넘치는 여름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의 비주얼은 선악이 분명한 캐릭터가 마법사의 철학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뉴트는 덤블도어를 대신하여 그린델왈드가 강력한 능력을 가진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를 찾는 것을 막기 위해 힘쓴다. 뉴트는 언제나 중용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한마디로 그의 위치는 여름인 덤블도어와 겨울인 그린델왈드 사이 어디 쯤에 있는 봄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고 대화에 서투르지만 동물들을 대할 때는 편안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이다. 전형적인 너드(nerd) 스타일이지만 뉴트는 어두운 존재를 쫓아 음모를 밝히고 악당에 맞서는 호기로운 면모도 갖추고 있다. 뉴트가 가진 이러한 특성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일으켰고, 영화가 가진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자, 지금부터가 필자의 솔직한 평이다. 작품은 개봉 전부터 '해리 포터' 팬을 비롯해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았지만 개봉 후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고 있다. 일단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장점부터 이야기하겠다. 판타지 장르의 영화답게 특수효과와 미쟝센이 한 프레임 한 프레임 완벽하고 수려하다.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CG는 또 얼마나 정교한가. 마법사의 세계관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다. 전작에 비해 일취월장은 물론이고 해리포터와도 비교할수 없을만큼 버라이어티한 영상미를 자랑한다. 캐스팅도 성공적이었다. 똘끼 가득한 카리스마로 대체 불가한 매력의 조니 뎁부터 오묘한 분위기의 에즈라 밀러, 한국인 과학자 '헬렌 조'역의 수현, 동물들과는 친밀하지만 인간관계에는 서툰 에디 레드메인까지 주조연배우 모두가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잘 어울리는 모양새였다. 말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영화 속 의상 구경이야말로 눈호강이었다. FW패션 화보를 연상시킬만큼 배우들이 입은 코트는 멋드러졌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영화를 관람하고 느낀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의 장점은 이것으로 끝이다.
우선 이 영화는 '해리 포터' 시리즈나 전편 '신비한 동물사전'을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매우 불친절하다. 마법사 세계관과 설정을 모르고 관람했다가는 무슨 스토리인지 1도 이해 못하는 수가 있다. 신비한 동물들이 귀여우니 어떻게 볼 수 있겠지 싶었거니 그마저'신비한 동물들'도 제목이 무색하도록 분량이 적다. 마법이 펼쳐지는 화려한 비주얼도 똥인지 된장인지 점점 감흥이 없어진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레 몰입도는 떨어지고 하품이 나오기 시작한다.

사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퀴니(앨리슨 수돌), 제이콥(댄 포들러), 레타(조 크라비츠), 내기니(수현) 와 같은 캐릭터들은 그린델왈드와 덤블도어의 곁가지에 불과하다. 전반적으로 대세의 흐름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인물들이나 마치 중요한 단서가 될 듯 차례차례 돌아가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크레덴스(에즈라 밀러)의 과거 이야기는 오히려 이야기를 혼란스럽게 했으며 레타 레스트랭의 비극적 사연은 지루함을 가중시켰다.
많은 인물들을 내세워 각각의 캐릭터 이야기를 펼쳐낸 좋은 본보기라면 어벤져스 시리즈가 있다. 그처럼 전편이나 세계관을 모르더라도 접근성이 좋으며 액션 판타지 장르의 호불호를 떠나 단순하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책으로 읽으면 상상력과 문장력에 왠만큼 분산되어도 재밌지만 시나리오는 중심 사건과 인물의 유기적 관계가 필연적이다. 시나리오까지 섭렵한 J. K. 롤링은 여러모로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
다만, 작품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열광했던 팬들을 위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추억의 호그와트의 수업 과정이 들춰지고 해리포터의 잔재 요소들은 얼마든지 있다. 기존 팬들이라면 아무렴 즐기며 볼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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