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들은 흔히 "담배를 끊고 싶다"고 주장한다. 금연은 건강 측면에서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나 여러 모로 유익하다. 그러나 실천은 여전히 어렵다. 담배가 얼마나 나쁜지 충분히 알지 못하거나, 의지가 약한 탓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금연치료 사업에 대해 잘 모르거나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흡연은 일종의 질병이다. 개인의 의지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전문기관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 발암물질만 70여 종, 청소년흡연 암발생 4배!
흡연의 유해성분 중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7천여 종의 화학물질과 70여 종의 발암물질이다. 아스팔트의 성분인 타르와 벤조피렌 등의 발암 물질과 니켈, 크롬, 카드뮴 등의 중금속, 인체 조직에 산소 공급을 방해하는 일산화탄소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들에 비해 뇌혈관 및 심혈관계 질환, 각종 악성 종양 및 호흡기 질환 등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호흡기 질환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에 비해 25배나 높고, 전체 암 발생의 1/3이상이 흡연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암 환자의 87%는 흡연에 의한 것이다. 흡연자가 폐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보다 무려 10배나 높다.
간접 흡연의 피해도 심각하다. 흡연자 옆에 있는 것이 '죽을 죄'가 되는 셈이다. 타고 있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연기의 독성 화학물질 농도는 흡연자가 마시는 연기보다 2~3배 높다. 담배연기 입자가 더 작아서 폐의 더 깊은 부분에 침착될 수 있다.
청소년 흡연은 더 큰 문제이다. 15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 25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한 사례보다 암발생률이 4배 이상 높다. 담배인의 니코틴이 성장판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칼슘 흡수율을 떨어뜨려 성장기 발달을 지연시킨다. 뇌세포가 파괴되어 당연히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 금연 1년, 관상동맥 질환 위험 절반으로!
금연은 빠르면 빠를수록 질병의 발생위험을 줄일 수 있다. 금연 후 1년이 지나면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이 흡연자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5년을 넘기면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와 비슷할 정도가 된다. 10년이 지나면 폐암의 위험이 흡연자의 절반으로 감소하며, 15년이 지나면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으로 감소한다.
문제는 본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피워야 하거나, 하루에 한 갑 이상 피우거나, 금연 장소에서 견디기 힘든 사람은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사람이다. 니코틴은 또한 심리적 의존성이 강하다. 흡연자들은 스트레스, 불쾌감, 분노, 우울감 등을 극복하기 위해 니코틴에 의존하게 된다.
◆ 약물·행동요법 도움 필요
니코틴의 중독성은 의지에 따른 금연의 가능성을 크게 줄인다. 약물이나 행동요법이 필요한 이유이다. 금연치료 보조제로는 바레니클린(챔픽스)과 부프로피온이 있다. 보조적으로 니코틴 대체요법을 사용할 수 있다.
바레니클린은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니코틴 대신 결합하여 니코틴과 비슷한 효과를 내게 된다. 금단증상과 흡연욕구를 줄여주면서 금연성공률이 60%에 달하게 도와준다. 부프로피온은 항우울제로도 사용되어지는 약으로, 금단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오심, 구토, 입마름, 경련 발작의 부작용이 있으나 발생 확률은 낮다.
◆ 흡연충동?, 5분만 참아라
금연의 최대 적은 흡연 충동이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는 대개 3~5분 정도 지속한다. 그 욕구가 사라질 때까지 일단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 담배를 치우고, 그 대신 해바라기씨, 과일 또는 무가당 껌 같은 담배 대용품을 가까이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양치질을 하거나, 손을 씻거나 샤워하기, 심호흡을 깊이 하여 근육의 긴장풀기, 평화롭고 즐거운 장면을 떠올리는 것도 금연충동을 줄일 수 있다. 아예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가거나, 다른 장소로 이동해보거나 다른 일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금연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있다면 금연지원센터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대구금연지원센터 053) 623-9030. 금연두드림(http://nsk.khealth.or.kr)
도움말 이근미 영남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
댓글 많은 뉴스
[기고] 박정희대통령 동상건립 논란 유감…우상화냐 정상화냐
정청래, 다친 손 공개하며 "무정부 상태…내 몸 내가 지켜야"
양수 터진 임신부, 병원 75곳서 거부…"의사가 없어요"
홍준표 "김건희, 지금 나올 때 아냐…국민 더 힘들게 할 수도"
‘1번 큰 형(러시아)과 2번 작은 형(중국)’이 바뀐 北, 中 ‘부글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