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국어사전에선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의 연속'이라 정의한다.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허무한 기대나 생각'을 이르기도 한다. 다른 뜻도 있다. '실현시키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理想)'이 그것이다. 학생들의 '진로'를 얘기할 때 그 진로란 단어와 통하는 의미다.
대구시교육청은 최근 매일신문사와 손잡고 '2019 꿈청진기 한마당 사업'을 진행했다. '꿈청진기'는 '꿈찾는 청소년 진로탐구 기업탐방'을 줄인 말. 관심 분야와 관련된 지역 기업 등 직업 현장을 방문, 체험하고 결과물을 발표하면서 진로 목표를 세우는 게 이 프로그램의 취지다. 대구 중·고교에서 22개 팀과 지역 기업과 소상공인 등 11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최우수상을 받은 5개 팀의 활동을 소개한다.
◆경북대사대부설중 'Job! 아라?'의 활동
최현서, 김민서, 류가인, 이서원, 김건 등 경북대사범대부설중학교 학생들이 탐방한 곳은 게임 제작 기업인 '카이엔터테인먼트'와 광고 제작 기업인 '에이테크'. 이들은 탐방하기 전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자신의 진로와 연관지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학생들은 학벌보다는 기술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에 마음이 끌렸다. 기술과 경험을 쌓아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직업을 가지는 게 좋다'는 조언이 두 곳을 찾은 학생들의 뇌리에 남았다. 탐방 후 학생들은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고 보고서를 작성, 발표한 끝에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최현서 학생은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정작 그 직업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며 "느낀 게 많았다. 특히 '네가 원해서 한 일에 인정을 바라지 마라. 네가 좋아서 한 일이면 더 이상 바라지 마라'는 에이테크 대표님의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대구여상 '공주공주 뾰로롱'의 활동

'똑똑, 기업의 문을 두드리며 꿈을 찾다'는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공주공주 뾰로롱' 팀(김민선, 장혜진, 정지윤, 임효정, 정유진)이 남긴 에세이 제목이다. 이들은 '카이엔터테인먼트'와 '행복한찻집'을 찾은 뒤 참가 과정부터 현장 방문 활동, 소감 등을 담은 에세이를 썼다.
이들은 게임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10대. 그래서 게임 회사를 선택하는 건 자연스러웠다. 또 친구들과 자주 찾는 곳이라 카페가 익숙한 공간이었다. 바리스타에 대한 궁금증도 이들이 '행복한찻집'을 고른 이유 중 하나. 일에 대한 관심과 열정, 의지가 그 직업을 갖고 유지해나가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배운 시간이었다.
김민선 학생은 "값진 경험이었다. 재미있었을 뿐 아니라 쉽게 접할 수 없는 직업을 체험하면서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특히 내가 탐방한 기업과 관련된 직업을 갖게 된다면 다른 친구들보다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일할 수 있는 만큼 자신감도 더 클 것 같다"고 했다.
◆구암고 '꿈꾸는 환자들'의 활동
구암고등학교 정연정, 김민주, 배선희, 김지형 학생이 구성한 팀 이름은 '꿈꾸는 환자들'. 이들은 광고 사업 외에도 영상을 제작하고 관련 장비를 생산, 임대하는 '에이테크'를 찾았다. 사전에 관련 직업들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등 꼼꼼한 준비 과정을 거친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영상 디자인 분야 직업부터 분석했다. 영상 녹화 및 편집기사, 녹화 기사, 방송편집기사, 디지털영상처리전문가, 조명기사, 영상 관련 장비 엔지니어, 특수효과기술자 등이 하는 일과 갖춰야 할 조건 및 자질에 대해 공부했다. 탐방 때는 현장의 업무 진행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정연정 학생은 "영상 디자이너가 꿈이었는데 영상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알게 됐다"며 "책상에만 앉아 있을 게 아니라 영상 제작 기본 프로그램을 배워 보는 등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도움이 되는 활동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능인중 '진로 JOBGO'의 활동
엄지민, 박태원, 김지원, 조성민, 서가혁 학생으로 구성된 능인중학교의 '진로 JOBGO' 팀은 활동 기록을 보고서에 자세히 기록했다. '매일신문사'와 행사 기획사 '이벤트느낌이모션'을 방문하기 전 자신을 알기 위해 받은 진로검사 결과부터 기업 및 관련 직업 정보를 찾고, 담당자와 인터뷰한 내용까지 자세히 담았다.
능인중 학생들은 진로 탐구 과정을 차근차근 밟았다. 각 학생은 진로심리검사를 받았다. 커리어넷(https://www.career.go.kr)을 통해 적성에 맞는 직업군, 직업 가치관, 흥미를 보이는 유형 등을 찾은 뒤 워크넷(https://www.work.go.kr)을 통해 직업 정보도 하나하나 살펴봤다.
엄지민 학생은 "신문사가 생각보다 많은 부서로 나눠져 있고, 각 부서의 활동 범위도 제각각이라는 걸 이번 활동을 통해 알게 됐다"며 "내가 알고 있는 범위를 넘어 더 많은 직업과 관련 정보를 살펴보고 체험 활동도 해야겠다. 그렇게 내 진로 목표를 찾아가겠다"고 했다.
◆수성중 '창창미!'의 활동
수성중학교의 팀 이름 '창창미!'는 '창업으로 창창한 미래를'이란 말을 줄인 것이다. 이 팀의 구성원은 3학년인 송빈, 장유린, 우지원 학생. 이들은 광고 영상 제작 업체 '씨프로덕션'과 '매일신문사'를 방문한 뒤 각자 ▷진로 선택의 기로에서(송빈) ▷나의 꿈을 찾아가는 진로 길목에서(장유린) ▷나의 꿈을 향한 도전 활동(우지원) 등의 제목으로 보고서를 남겼다.
평소 영상 편집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들은 씨프로덕션에서 편집 기술과 관련 프로그램 등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다. 영상 편집은 기술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라 시대 흐름을 잘 따라가는 감각도 중요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매일신문사에선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기본기를 연습하라'는 당부를 마음에 새겼다.
송빈 학생은 이번 체험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대화를 보고서에 담았다. '사회가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유튜브가 이렇게 인기가 많아질 줄 아무도 몰랐다. 여러분이 직업을 가질 때쯤 이 사회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는 모른다. 전망을 보고 직업을 고르지 말고 자신이 진짜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라.'
[2019 꿈청진기 한마당 사업 참가 기업]
▷씨프로덕션 ▷해성병원 ▷닥터스영상의학과의원 ▷웃는얼굴아트센터 ▷행복한찻집 ▷TheIMC ▷ 조아전자 ▷카이엔터테인먼트 ▷에이테크 ▷이벤트느낌이모션 ▷매일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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