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광남 경산 우리새싹회 회장 "北이탈주민 정착 도와야죠"

함흥 출신, 1997년 한겨울 탈북…입국 초기 막노동 등 어렵게 생활
도움의 손길 있으면 적응 빨라져…7년 전에 모임 결성, 30여명 봉사
공로 인정받아 행안부 장관 표창

17일 윤광남 경산시 우리새싹회 회장이 진행 중인 봉사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17일 윤광남 경산시 우리새싹회 회장이 진행 중인 봉사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북한이탈주민들이 어려움 없이 지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봉사하고 싶습니다."

17일 윤광남 경산시 우리새싹회 회장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지역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선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적응 과정에서 지역에 먼저 자리 잡은 탈북민과 지역민들의 도움을 받아야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함경남도 함흥시 출신인 윤 회장은 이날 자신이 근무 중인 보험설계사무실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이 겪어온 힘든 실상에 관해 설명했다. 탈북민들은 먹고살기 어려워 힘든 삶이 지속되면 북한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실제로 이들은 목숨을 걸고 압록강을 건넌다. 이후 신분증도 없이 중국에서 숨어서 생활하거나, 기차와 버스 등을 타고 캄보디아, 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로 향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수개월에서 많게는 수년, 수십 년을 생활한다.

윤 회장도 가난을 견디지 못해 1997년 1월 한겨울에 여동생과 함께 압록강을 건넜다. 이후 중국에서 신분을 숨기고 조선족 행세를 하며 13년을 살았다. 그는 "한국어와 중국어를 모두 하다 보니 중국 위해시에 있는 한 한국식당에서 일하며, 한국에 대한 꿈을 키웠다"라며 "한국인들과 만나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결국 2010년 한국행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탈북민들이 다양한 나라의 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들어오더라도 살고 싶은 지역을 고르는 것부터 생활양식, 직장, 화폐 등 익혀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도 처음 경산에 도착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용직 막노동,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등 여러 일을 하며 어렵게 생활을 이어왔다. 윤 회장은 "서울이나 인천, 대구, 경북 등 살고 싶은 지역을 정하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면 막막하다"라며 "반면 지역 경찰이나 지역 봉사단 등이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면 최대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의 조기정착을 위해 먼저 자리 잡은 탈북민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서 대한민국까지 오는데 수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고, 이곳에서 살면서도 도움을 받았다"면서 "탈북민 상호 간 취업 정보교류와 남한 사회 적응 능력을 위한 모임을 수시로 개최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광남 경산시 우리새싹회 회장이 봉사활동 현장에서 양파를 까고 설거지를 하고 있다. 우리새싹회 제공.
윤광남 경산시 우리새싹회 회장이 봉사활동 현장에서 양파를 까고 설거지를 하고 있다. 우리새싹회 제공.

독거노인, 장애인, 차상위계층 등을 위한 봉사 활동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내비쳤다. 윤 회장은 "대한민국에 정착한 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장애인, 노인, 사회복지관 봉사, 교통봉사대 등 각종 활동을 하며 하루하루가 행복했다"라면서 "7년 전 2013년 1월 새싹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와 지금은 3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노인복지관이나 사회복지관 등을 찾아 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광남 씨는 19일 이북도민 및 탈북민의 화합을 위한 노력과 그들의 조기 정착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0년도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각종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2015년부터 이북도민 경산시연합회회장으로 투철한 안보의식 속에 실향민들의 애로사항을 함께 하면서 도민 간의 화합과 단결은 물론, 북한이탈주민들의 자매결연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지역민들을 위해 더 노력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통일과 관련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는데 더욱 확대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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