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가슴 시린 보릿고개 길/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가수 진성의 노래 '보릿고개' 중 일부다. 노래를 작사한 진성의 어린 시절 고달픈 경험이 녹아들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보릿고개는 전년 가을에 추수를 해 마련한 곡식이 다 떨어진 4~5월을 일컫는 말이다. 보리가 아직 익지 않아서 베어 먹을 수도 없고, 풀뿌리·찔레·소나무의 속껍질인 송기로 배를 채우던 시절이었다.
사라졌던 보릿고개가 문재인 정권에서 다시 등장했다. 그것도 두 가지나 된다. 20세에서 29세까지 청년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청년 10명 중 4명이 생활비가 부족해 끼니를 챙기지 못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밥을 굶는 청년 중 절반은 '과자 등으로 버틴다'고 했고, 36%는 그냥 굶는다고 했다. 코로나로 일자리뿐 아니라 아르바이트까지 구하기 힘들어져 청년들이 보릿고개 고통을 겪고 있다.
쇠도 소화시킬 나이에 배를 곯는 청년들이 이 나라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할지 부끄럽고 참담하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보릿고개 고통을 겪는 이 현실 앞에서 문 정권은 더는 '일자리 정부'를 자처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지경에 20대들이 정권에 등을 돌리지 않을 수 있겠나.
코로나 백신도 보릿고개다. 재고가 바닥이 나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전국적으로 중단됐다. 며칠이면 다 맞힐 물량을 갖고 찔끔찔끔 접종하다 이마저도 바닥이 났다. 화이자 백신 2천만 명분을 추가로 확보했다지만 공급 시기가 빨라야 7월이어서 백신 보릿고개를 해소하기가 힘들다.
9천900만 명분이나 확보했다는 백신이 언제 들어올지 기약하기 어렵다. 11월 집단면역 달성이 가능한지 국민은 불안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백신을 달라고 읍소해야 할 미국을 겨냥해 비판만 쏟아내고 엉뚱하게 백신 접종 자랑을 한다. 언제 접종할지 알 수 없는 백신 물량을 앞세워 희망 고문만 계속할 것인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에서 보릿고개가 다시 출현했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청년들의 보릿고개, 국민 고통을 가중시키는 백신 보릿고개에 울화가 치민다. 한 번도 경험 못 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 정권이 언제까지 국민에게 한 번도 경험 못 한 고통을 안겨줄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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