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떻게 답 드려야…" 부모님 백신접종, 자식들은 갈팡질팡

맞으라 권하면 부작용 두렵고… 맞지 말라하면 코로나 감염 걱정
제대로 된 정보 없어 결정 못해…전문가 "사망률은 1천만분의 1, 혈전 나타나더라도 치료로 회복"

정부의 화이자 백신 공급 물량 부족으로 일부 지역의 접종이 중단된 가운데 4일 대구 달서구 월배국민체육센터에 위치한 예방접종센터 입구에 운영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정부의 화이자 백신 공급 물량 부족으로 일부 지역의 접종이 중단된 가운데 4일 대구 달서구 월배국민체육센터에 위치한 예방접종센터 입구에 운영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부모님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괜찮은지 물으시는데, 어떻게 답을 드려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더라고요."

어버이날(8일)을 낀 지난 주말 동안 가정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둘러싼 토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부가 10일부터는 65~69세, 13일부터는 60~64세의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을 받는다고 밝히는 등 접종 대상자가 대폭 확대되면서 당장 코 앞으로 다가온 백신 접종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가 됐기 때문이다.

정부와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을 적극 독려하는 입장이지만, 기저질환이 없이 건강했던 이들이 백신 접종 후 사지가 마비되거나 뇌출혈을 일으키는 등 이상 사례가 연이어 보도되자 접종 대상자나 대상자의 자녀들은 걱정만 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충분한 양의 화이자 백신을 도입키로 한 유럽연합이 "내달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더 이상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AZ 백신을 둘러싼 시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 동안 부모님과 장인·장모님을 연이어 만났던 A(47) 씨는 "양가 부모님 모두 백신 접종 예약을 해야 하는데, 솔직히 자식된 입장에서 맞으라고 답을 드리기도, 맞지 말라고 말리기도 쉽지 않다"며 "만에 하나 권유를 했다가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에는 부담감을 감당하기 힘들 것 같고, 접종을 연기했다가 혹시 본인이 감염되거나 이웃에 전파시켰을 경우에 미칠 파장도 매우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했다.

B(50) 씨도 "75세 이상인 아버지는 화이자 접종 대상이어서 무조건 맞으시라고 했지만, AZ 백신을 맞아야 하는 어머니는 워낙 평소 기력이 많이 부족하고 고혈압 등 기저질환도 있는 상태여서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심지어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나 AZ백신을 맞고 부작용을 일으킬 확률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까지 떠돌고 있어 백신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집계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관찰 편견'이 일정 정도 포함된 데다,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률은 1천만분의 1 정도에 불과하며, 극히 드물게 혈전이나 아낙필락시스가 나타나더라도 치료로 회복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는 우리나라 감염률이 잘 통제되고 있지만 만에 하나 대유행이 다시 번질 경우에는 자신이 코로나19 감염병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다"면서 "부작용이 두려워 접종을 기피하기보다는 백신 접종 후 위축된 삶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더 가치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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