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주 건물붕괴' 이상한 낌새, 왜 지켜만 봤나…경찰, '사고 원인' 본격 수사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9일 오후 4시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4구역에서 철거 공사 중인 5층 건물이 3차로 도로 쪽으로 무너지면서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쳤다. 동구 무등산국립공원(증심사)과 북구 전남공무원교육원을 오가는 운림54번 버스다.

매몰자 17명 가운데 9명이 사망했다. 사망가 가운데는 고등학생도 포함됐다. 사망자는 모두 버스 뒷자리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8명은 중상을 입었다. 당초에는 12명으로 알려졌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했다.

건물 붕괴 원인에 대한 여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날은 해당 건물에서 철거 작업이 이뤄진 첫날이었다.

건물 철거 작업을 위해 굴삭기 1대와 내부, 외부 각 2명씩 총 4명의 작업자가 투입됐다. 작업자들은 5층 건물 맨 위에 굴삭기를 올려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5층 건물을 한층씩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으로 안쪽부터 바깥으로 조금씩 부숴가며 작업을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건물이 뒤편에 쌓은 토산의 경사면 무게를 버티지 못했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장비가 건물 위쪽으로 올라가기 위해 만든 임시로 만든 토산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을 거라는 추정이다.

철거 과정에서 건물 내부의 벽들이 약해졌을 거란 추측도 나온다. 작업자들은 작업하던 중 이상한 소리가 들려 직감적으로 자리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각적인 교통 통제가 이뤄졌다면 참변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담 수사팀을 편성한 경찰은 10일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벌여 사고 원인과 업무상 과실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학동4구역은 사업면적 12만6433㎡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29층 아파트 19개동 총 2282가구가 들어서는 재개발지역이다. 지난 2005년 재개발추진위 설립 후 2007년 정비구역 지정에 이어 두 차례 조합설립변경 인가를 거쳐 2019년 10월부터 보상과 이주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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