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겨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김지영 극단 만신 대표
김지영 극단 만신 대표

며칠 사이 날이 많이 추워졌다. 입동(立冬)을 지나고 어느새 첫눈 내리는 소설(小雪)까지 넘어섰음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 연습실에서 겨울을 맞이하는 것도 벌써 다섯 해째이다. 겨울이야 원래 추운 것이지만, 오래된 건물인 탓인지 우리 연습실은 유난히 더 춥다.

배우들이 대사를 뱉을 때마다 하얀 입김이 송송 피어나니 그걸 보곤 다들 웃음이 터지곤 한다. 그래서 해마다 겨울이 오면, 올해는 어떻게 좀 더 따뜻하게 지내볼까 단원들과 부지런히 월동준비를 하곤한다.

하지만 다가온 추위가 꼭 싫지만은 않다. 춥기에 느껴지는 열기, 춥기에 더욱 감사해지는 온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신영복 선생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에서 서로의 온기를 감사하게 여길 수 있는 겨울이 여름보다 좋다 하지 않았던가.

어젯밤에도 뜨뜻한 차 한 잔으로 몸을 데우며 연습을 시작했다. 물론 고작 차 한 잔이 긴 연습시간 동안의 추위를 막아줄 수는 없다. 그러나 연습이 진행되면 될수록, 배우들이 열성을 다해 연기를 하고 있다 보면 차갑던 연습실은 후끈한 열기로 가득해진다.

어느새 거울에는 뽀얀 김마저 서린다. 그 광경은 왠지 모를 감동 같은 것을 주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나는 중요한 작품, 혹은 좋아하는 작품은 따뜻한 봄날보다 추운 겨울에 연습 하는 편을 더 좋아한다.

대학시절에 나는 경북대 연극반에서 연극을 했는데 우리 동아리는 굉장히 낭만적인 구호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예컨대 '연극사랑 사람사랑'이라든가 '연극은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 구호들을 잘 느낄 수 있는 계절 또한 추운 겨울이었다.

사람사랑이 별것인가. 추운 바깥바람을 헤치고 모인 서로의 언 손을 비벼주고 따뜻한 물 한 잔을 챙겨주는 마음, 거창할 것 없는 작은 행동들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마음 속에 있는 따스함들을 느낄 수 있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모이는 온정의 손길들 역시 많은 이들의 겨울을,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대단하고 거창하지 않더라도, 어딘가에 그러한 마음들이 있다는 자체가 누군가 추운 세상을 견뎌나갈 수 있는 따뜻한 난로가 되어주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이들의 생업이 흔들리기도 했고, 이전에 비해 삶의 여유가 적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의 따뜻한 마음만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대구시장 후보 공천 논란이 심화되며 지역 정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장동혁 대표의 공천 관리 부재로 인...
대구 아파트 분양 시장이 양극화가 심화되는 중, HS화성이 5년 만에 '범어역 파크드림 디아르'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158가구 중 47가구를...
전북 전주시 한 중학교에서 신입생 A양이 입학 첫날 선배 4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가해 학생들은 SNS를 통해 A양을 ...
2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과 유럽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반대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노 킹스' 시위는 50개 주에서 3천300여 건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