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지주사 포항 유턴' …확정도 전에 '내 功' 경쟁

민주당 송영길 대표 SNS에 "최회장과 합의했다"…김정재 의원은 가장 먼저 보도자료
포항시도 최정우 회장 빠진 합의문 체결…포스코측 "합의문 계획에는 없었는데"

25일 포스코 지주사 미래기술원 탈포항과 관련한 사태를 마무리 짓는 포스코와 포항시가 맺은 3개항의 합의서. 포항시 제공
25일 포스코 지주사 미래기술원 탈포항과 관련한 사태를 마무리 짓는 포스코와 포항시가 맺은 3개항의 합의서. 포항시 제공

포스코 지주회사(포스코홀딩스) 및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유턴 합의가 이뤄졌지만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공(功)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서울로 정해졌던 포스코 지주사 등을 포항 이전으로 이끈 공로에 대해 정치인 각자가 자신의 공로를 앞세우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합의 과정에서 공로 내세우기를 위한 극심한 눈치전이 펼쳐진 탓에 포스코 역시 준비 없는 합의에 나선 것으로 파악돼 졸속 합의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매일신문 취재결과 25일 포스코 지주사 문제에 관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은 더불어민주당인 것으로 파악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전화를 통해 포스코지주사의 포항 유치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SNS에 포스코 지주사의 포항 유치를 지지하는 발언을 남긴 바 있다.

송 대표는 이날 SNS에 "이재명 후보는 포스코가 경북 포항에 남아 지역균형발전의 모범이 돼주기를 바라는 뜻을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저도 그동안 포스코 지주사 포항 유치를 위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 오석근 부사장과 자주 소통해 왔고 오늘 드디어 저와 최정우 회장이 전화로 포스코 지주사를 포항에 유치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는 게시글을 남겼다.

해당 게시글과 별도로 이날 포스코는 김학동 대표이사 부회장 및 전중선 대표이사 사장을 보내 오후 4시쯤 이강덕 포항시장,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과의 면담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도중에 갑자기 일정을 변경해 전중선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등은 김정재 국회의원(포항북구·국민의힘)을 먼저 만났으며 곧바로 김정재 의원 측에서 '포스코가 포항지역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후 펼쳐진 포항시·시의회·주민대표단 및 포스코 간 면담자리에서 해당 보도자료 배포 사실을 전해들은 포항시 역시 급히 합의서를 만들어 서명하고 즉시 보도자료를 전달했다.

합의서에는 ▷포스코 지주사의 소재지는 이사회 및 주주설득과 의견수렴을 통해 내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 ▷미래기술연구원은 포항에 본원을 설치하고 포항 중심의 운영체계 구축 ▷포항시와의 지역상생협력 및 투자사업은 포항시와 포스코, 포스코홀딩스가 TF를 구성해 상호 협의 추진 등의 3가지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오늘은 일단 갈등 해결을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한 긍정적 대화를 나누기 위해 면담을 갖기로 했는데 갑자기 일이 급속도로 진행됐다"면서 "우리는 그저 김정재 의원에게 '앞으로 이렇게(포항 이전) 하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했는데 그게 전면 수용이라고 보도자료가 나가서 어리둥절하다. 또한 합의서 서명까지 가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당혹감을 나타냈다.

때문에 포스코는 포항시와의 면담 뒤 즉각 포스코의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병욱 의원(포항남울릉·국민의힘)을 찾아 남구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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