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연어 가격이 두 달 새 50% 이상 폭등했다. 러시아 하늘길을 경유해 공수해 온 노르웨이산 연어가 러시아 하늘길이 막히면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다. 연어를 중점적으로 취급하는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고민은 커져가고 있다.
대구 지역의 한 연어 도매업자 A씨는 14일 연어 필렛(뼈 없는 조각) 1kg당 가격을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만원 상승(33.3%)한 4만원에 팔고 있다고 했다. 연어 필렛 1kg 가격은 올해 초에 2만6천원 정도에 형성된 이후 노르웨이 산지의 생산량 감소로 하반기까지 가격이 완만한 상승 곡선을 보일 것으로 봤던 A씨 관측과는 달리 두 달여 만에 53.8% 뛴 것이다.
A씨는 "유가와 원·달러 대비 환율 상승까지 더해져 운임 요금이 체감상 3~4배는 급등했다"며 "직항 노선을 잡기도 어려워 기존 연어 물량의 50%도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구매 업체들도 폭등한 가격에 불만이 많지만 상황이 이렇다"면서 "업체에 연어를 뺄 수 있으면 당분간은 팔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고 했다.
마진율이 낮은 까닭에 연어를 메뉴에서 지우는 가게들도 늘고 있지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자영업자들은 가격을 올리거나 양을 줄이고 있다. 대구 달서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49) 대표는 최근 배달앱 공지를 통해 "연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올라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린다"며 "전쟁이 끝난 뒤 가격이 안정화되면 가격을 내리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연어 메뉴 가격을 이달 들어 최대 3천원 올렸는데 주문 건수가 50% 이상 줄었다"면서도 "연어 의존도가 높은 가게여서 메뉴를 빼버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산 중 90% 이상이 러시아산인 명태·대게 등 수산물의 경우 당장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날 대구권 이마트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는 러시아산 명태 1마리 가격은 4천980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의 가격과 똑같았다. 명태는 생태·북어·코다리·동태·황태·노가리 등 가공 방식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을 정도로 한국인 밥상에 많이 올라가는 탓에 정부가 비축해 두는 어종이어서다. 현재 명태 재고량은 10만여t으로 오는 10월까지는 공급 가능한 분량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산 대게도 비슷한 상황이다.
마트 관계자는 "대게의 경우 경북 영덕 등 국내 산지로 대체할 수 있고 수출 제한 품목도 아니어서 차질을 빚고 있진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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