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1 지방선거] 대구 북구청장…국힘 '공천 경쟁'-민주 '인물난'

18년 동안 관료 출신 선출 '장기 집권 피로감'이 변수
배광식 '북구 르네상스' 주장…구본항 네 번째 출사표 던져
박병우 일자리 기반 구정 구상

배광식, 구본항, 박병우 順
배광식, 구본항, 박병우 順
대구 북구청 전경
대구 북구청 전경

현역 배광식 구청장이 본격적인 3선 가도에 진입한 대구 북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인물난을 겪으며 마땅한 후보군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전·현직 지방의원을 비롯해 풀뿌리 정치를 해온 인사들이 도전장을 냈다.

2014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배 구청장은 매번 총선 때마다 출마설이 흘러나왔을 정도로 지역 내 지지기반이 탄탄한 편이다. 특히 장기간 대구시에서 공직 생활을 했던 만큼 비교적 안정된 구정을 이끌어온 점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 구청장은 "초임 시절부터 '북구 르네상스'를 주장해왔는데, 8년 간 북구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기본 그림을 그려놓고 추진 중인 상황"이라며 "이걸 완성해서 북구를 4차 산업을 추구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결과까지 제가 책임지고 만들어내는 게 맞다고 본다"고 3선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관료 출신 구청장들의 '장기 집권'에 피로감을 느끼는 목소리 역시 지역 내에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점은 변수다. 북구는 2004년 재·보궐선거에서 역시 대구시 공무원 출신이었던 이종화 전 북구청장이 당선된 이후 현역 배 구청장까지 무려 18년 동안 관료 출신이 집권했다.

이에 대해 배 구청장은 "구정은 정치가 아니라 행정의 영역이다. 행정은 아무나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아는 사람이 해야 제대로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장기간의 관료 집권에 대해 공천권을 쥔 쪽에서 문제 의식을 가진다면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를 방증하듯 국민의힘 내에서 배 구청장의 공천 도전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모두 비(非) 관료 출신으로 구성됐다.

먼저 대구 북구에서만 총선과 지방선거 등 공직선거에 9번 출마했던 구본항 전 대구시의원이 일찌감치 10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북구청장직만 따져도 네 번째 출마인데, 지방의원으로는 당선된 적이 있지만 구청장이 된 적은 없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2018년에는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출마해 배 구청장과 맞붙었지만 패했다. '삼세번' 리턴 매치에 나선 셈이다.

구 전 시의원은 "아홉 번이나 낙선했지만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고향같은 국민의힘에서 공정하고 치열한 내부 경선을 통해 반드시 후보로 선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구상공회의소 상공의원을 지낸 박병우 전 검단산업단지 이사장도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밑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박 전 이사장은 북구에 있는 육군 제50보병사단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자고 주장하며 시민운동을 해왔다. 후보군 가운데 유일한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이사장은 출마를 선언하며 "기업하던 사람이 행정을 아느냐고 할 수 있지만, 30여년 간 북구에 터잡고 일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동안 안타까움이 많았다"며 "검단들 복합단지 조성을 제안 단계부터 추진했고, K-2 비행장 이전을 성사시킨 추진력을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기반으로 삼아 열어가는 안전한 북구를 구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의원 출신 가운데서 하병문·박갑상 시의원과 이정열 북구의원도 한때 출마 예상자로 거론됐으나 모두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 시의원은 "배 구청장과는 의성 봉양중학교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절친한 친구다. 친구가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시의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의원도 "이번에는 행정보다는 더 넓은 영역의 의정활동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시의원 출마로 선회했다.

박 시의원은 "국민의힘 복당 문제부터 해결한 뒤에 향후 진로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의원은 2020년 총선 당시 정태옥 전 의원의 컷오프에 반발해 함께 탈당한 뒤 아직 국민의힘에 복당하지 못한 상태다.

공천 경쟁이 벌어진 국민의힘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심각한 '인물난'에 빠졌다.

북구에서 오래 활동해오며 지지기반을 다졌던 이헌태 전 북구의원은 2020년 총선 이후 사실상 지역 정가를 떠났으며, 이번 선거에도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을 했던 김혜정 대구시의원이 주목받고 있으나 역시 출마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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