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었다. 실제로 이 드라마는 같은 제목의 논픽션 에세이를 원작으로 삼고 있는데 이 책을 쓴 권일용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는 우리나라 1호 공식 프로파일러이기도 하다. 이처럼 범죄에 대해 세밀한 분석을 통해 범인을 찾아내는 프로파일러가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면서 이 직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대구에서도 활동하는 프로파일러는 없을까? 대구경찰청에도 프로파일러가 있다. 대구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범죄분석관 박희정 경위는 2007년부터 프로파일러로써 활동 중이다. 박 경위를 만나 프로파일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심리학, 사회학, 범죄학, 통계학 등을 전공해야 한다. 박 경위도 대학에서 심리학을 배우던 중 자신이 계속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직업을 찾던 중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고.
박 경위는 프로파일러로써 살인, 강도와 같은 강력사건이 벌어졌을 때 현장의 증거를 통해 용의자에 대한 정보를 분석해 추정하고 범인 검거 후 범행 동기나 범행 과정에서 나타난 행동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한다. 이 밖에도 범인의 진술이나 미제사건 분석, 심문 과정 지원 등을 통해 사건 해결을 돕는 역할을 한다.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조사받은 사람의 진술을 분석하는 일이지만, 사건 현장을 직접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박 경위는 "현장을 조사하는 형사들의 정보를 토대로 분석을 해야하기 때문에 현장을 뛰는 형사들과의 팀워크도 프로파일링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박 경위가 프로파일러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중 하나로 2004년과 2009년에 있었던 노래방 여주인 살해 사건을 해결한 일이었다.
"2017년에 다른 범죄 혐의로 잡혀 온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그 때 저지른 범행의 방식이나 과정이 2009년 사건과 뭔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바로 연관성 분석을 해 봤더니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죠. 게다가 그 때 증거물에서 나온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범인이 2009년 뿐만 아니라 2004년에도 살인을 저질렀다는 자백을 받아냈어요. 그 사건을 해결한 게 프로파일러로써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에 남는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분석하는 직업이다 보니 이 직업에 대한 타인들의 선입견도 없지는 않다. 괜히 분석당할까봐 자신 앞에서 말을 조심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또 밤을 새서 다양한 범죄 유형을 살펴보고 사건에 대한 분석을 해 놓고도 항상 자신의 결정에 대해 의심의 여지를 마음 한 켠에 남겨놓는다. 자칫 자신의 의견에 매몰돼 중요한 걸 놓쳐 무고한 피해자를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 경위는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많은 사건들이 하나하나 다 다르다보니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매우 역동적이예요. 밤 새서 사건을 분석하면 지치기도 하고 사건 해결이 지지부진해지면 부담감도 크지만 해결되는 순간에는 큰 에너지를 얻게 되거든요. 마치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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