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이 끝난 뒤 대부분의 언론과 정치 평론가들은 패한 이재명 후보가 일정 기간 정치권과 거리를 둘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8월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출마도 거의 확실시된다. 대선 패배 후 일정 기간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었던 역대 후보들(김대중·문재인 등)과 다른 모습이다.
명분 없고 볼썽사납지만 그의 '잰걸음'을 이해할 수는 있다. 대선 기간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여당은 물론, 야당 내 다른 계파로부터 언제든 '저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쪽은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당내 갈등과 관련해 "당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코너에 몰린 이준석 대표가 'SOS'를 쳤지만 묵묵부답이다. 이른바 '윤핵관'이라는 사람들과도 무엇을 크게 공유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역대에도 '당무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한 대통령들이 있었다. 대통령이 이미 '당'(黨)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시콜콜 관여하지 않아도 '대통령의 사람들'이 대통령의 뜻을 충실히 당무에 반영했다. 본인은 그저 한가로운 척 '날씨 이야기'나 나누면 그만이었다.
윤 대통령도 역대 대통령들처럼 여당(與黨)을 장악하고 있는가? 그 안에 윤 대통령의 '동지'는 얼마나 되는가? 그 '동지'들에게 대통령은 어떤 힘을 실어 주고 있는가? 대통령 권좌 위에는 날카로운 칼이 가느다란 실에 매달려 있다.(다모클래스의 검) 머리 위로 떨어지려는 칼의 무게를 견디는 힘은 정치적 동지와 지지 세력의 결속에서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나라와 국민은 뒷전이었다. 철저히 자기 편과 지지층만 챙겼다. '국민을 갈가리 찢어놓고, 나라를 망쳤지만' 마지막까지 40%대 지지율을 유지하며, 천수(天壽)를 누렸다. 윤 대통령도 '갈라치기'를 하라는 말이 아니다. 진심과 호기(豪氣)만으로 국정을 운영하기에는 위험이 크다는 말이다.
여당은 국회가 아니다. 대통령이 국회에 개입하는 것은 삼권분립 위반이지만, 여당을 챙기지 않는 것은 '정치적 자해(自害)' 행위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