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정체성은 건물의 지닌 역사와 가치로 만들어집니다."
안진나 훌라(HOOLA) 대표는 12일 대구 도심에 늘어나고 있는 '빈집'이 지닌 가치를 재조명하는 도시 개발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훌라는 대구 지역 문화기획단체로 인문 예술적 접근을 통해 도시 구조를 재탄생시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단체다.
훌라는 유명무실해지는 대구 중구 북성로 공구골목을 되살리기 위해 '북성로기술예술융합소'를 운영하며 기술생태계 투어와 체험 프로그램 등을 기획했다. 최근에는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남구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생활 이야기를 수집해 기록, 보존하는 '남구 도시기억도큐멘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안 대표는 "지금 도시 개발은 오래된 주택을 철거하고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식으로 획일화됐다"며 "도시가 획일화될수록 도시의 표정은 사라진다. 대구도 점차 주변 건물과 맞지 않은 이질적인 건물이 많이 생겨나면서 대구만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빈집을 방치하거나 추후 철거 후 재개발 용도로만 생각하지 말고 건물 자체를 재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빈집처럼 작은 필지에 세워진 건물은 도시에 다양성이 생기게 만든다. 작은 필지에 창의적인 건물을 세워 활용한다면 사람들이 몰리면서 마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공실세'처럼 빈집을 방치한 소유주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빈집 소유주가 부동산 개발에 관한 이익은 누리면서 방치 책임은 왜 지지 않느냐"며"빈집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에 대해서도 소유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빈 건물이 늘어 마피아들이 도박장으로 이용하려고 하자 로마 주민 공동체가 힘을 합쳐 빈 건물을 마을 주민을 위한 공용 시설로 조성한 사례를 소개하며 마을 공동체의 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시가 소유주에게 일정기간 동안 빈집을 임대한 뒤 수리를 거쳐 홈리스나 쪽방 주민 등에게 무상으로 임대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안 대표는 "소유주와 지자체, 마을주민공동체간 협약을 통해 무상 사용을 보장하고 마을 정원, 마을 박물관, 마을 교육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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