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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그래서 음악이 뭔데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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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형 대구챔버페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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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감독 장뤽 고다르는 그의 영화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두세 가지 것들'의 주인공 줄리엣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언어는 그가 사는 집이다." 고다르에게 언어는 자신의 세계를 넘어 현실과 연결하는 수단인 것이다. 독일군의 폭격으로 공포에 떨며 절규하는 모습을 그린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어떤가. 어느 날 나치 점령군 장교가 작업실에 있는 피카소를 방문하여 게르니카 그림을 가리키며 이렇게 묻는다. "당신이 그렸습니까" 피카소가 답한다. "아니, 니가 했잖아."

영화, 미술과 마찬가지로 음악도 개인의 차원을 넘어 타자와 연결하는 수단이자 대화이며 웅변인 것이다. 이는 포크락의 대부인 미국 가수 밥 딜런이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유이기도 하다. 반전을 외치며 노래로 저항하는 그에게 음악은 분명 음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얼마나 많은 포탄이 쏱아져야 영원한 평화가 찾아오게 될까? 오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네."(밥 딜런, '바람만이 아는 대답'의 일부)

바이올린을 만드는 장인이자 '가문비나무의 노래'의 저자인 마틴 슐레스케는 '죽음'과 '부활'의 연결로서 음악을 말한다.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해 먼저 나무가 죽어야 한다. 나무를 베어 속을 비우고, 나무가 깎이고 다듬어져 비로소 '소리'라는 울림이 탄생한다는 것. 더 좋은 바이올린이 되기 위해 나무는 더 척박한 환경에서 고난과 위기를 참고 견뎌내야 그렇게 값진 울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북미와 유럽에 살면서 음악을 공부했고. 또 피아니스트로서 연주 활동을 이어왔다. 여러 문화의 '같음'과 '다름'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내 음악의 정체성은 좌충우돌,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쳤다. 더러 소심해지고 한없이 작아지는 때도 있었다.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음악학 박사 논문의 결론 부분을 작성할 때 비로소 나는 음악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어슴푸레 알게 되었다. 음악은 '연결'(Connection)이나 '이음'(Fügung)의 다른 말이다.

음악은 개인과 사회를 잇고 죽음과 부활을 잇는다. 연주하는 시공간의 장을 만들며 연주자와 청중을 연결한다. 음악은 악기인 사물과 연주자의 마음을 연결한다. 음악은 과거와 현재를 수직적으로 잇고 여기와 거기를 수평적으로 연결한다. 우리는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연주하고 들으며 베토벤과의 정서적·정신적 만남을 위해 그가 살았던 독일 고전시대로 시공간 여행을 떠난다. 또한 오래된 한국 이민자들은 '아리랑' 노래를 부르고 들으며 고향을 떠올리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누군가는 먼저 세상을 떠난 부모님의 18번 노래를 들으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당신을 추억한다.

유학 시절, 피아노 연습을 할 때마다 손을 풀기 위해 가장 먼저 했던 연주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4번 K. 282이다. 엄마가 그 곡을 특별히 좋아해서이다. 그렇게 나는 지구의 반대쪽에서 엄마와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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