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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복되는 지역농협 진흙탕 선거, 악순환 끊으려는 결단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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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농협 금권선거가 또 일어났다. 올 1월 있은 대구 성서농협 비상임이사 선거 과정을 보면 선거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금품을 주고받은 출마자와 대의원 등 68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혀 2명이 구속됐다. 비상임이사 8명을 뽑는 선거였다. 15명이 출마했고 13명이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이 55명인데 52명이 금품을 받았다. 1인당 적게는 20만 원, 많게는 48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고 한다. 선거관리위원마저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려 대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니 기가 찬다.

선거판에서 오가는 돈의 명목은 하나다. 표를 달라는 대가성이다. 비상임이사 선거의 내막에는 막강한 권한이 있다. 신용·경제 사업 등 주요 사업 계획 확정, 예산 검토 및 변경, 간부 직원 임면을 비롯한 주요 의결권을 이사회가 갖기 때문이다. 계약직 직원 선발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별도 보수가 없는 명예직 선거가 금품선거로 전락한 배경이다. 8명을 뽑는 선거에 15명이 출마한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소수의 대의원 선거로 치러지니 당선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금품선거의 유혹에 빠진 이유다.

전국 1천118개 지역농협은 지역 조합원들의 출자로 시작해 몸집을 키워 왔다. 그렇기에 특히나 금권선거를 지양해야 한다. 돈을 써서 당선됐다면 쓴 것 이상의 본전과 지분을 찾겠다고 혈안이 되기 마련이다. 실제 지역농협에서 간간이 터지는 인사 비리 등 사고의 기원을 혼탁한 선거판에서 찾아도 무리가 아니다. 조직 부실의 부담은 고스란히 조합원의 몫이 된다. 온정으로 덮고 지나갈 게 아니다.

지역농협은 독립적인 조직이지만 금융 시스템과 일부 사업은 농협중앙회와 연관이 있다. 농협중앙회의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얘기다. 내년 3월 8일 있을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복적으로 비슷한 사고가 잇따른다면 그 조직을 건강하다 볼 수 없다. 지역농협의 자성이 우선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 내려는 내부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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