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돈 버는 기계가 아닙니다. 누구보다 여러분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경북도교육청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2회에 걸쳐 진행한 '아빠와 함께 캠프'에서 사회자가 한 말에 아빠들의 코가 시큰해졌다.
누구보다 자식을 사랑하지만, 표현의 기회가 부족했던 많은 아빠(아버지)를 위해 경북교육청이 발벗고 나섰다. 경북지역의 초등학생 아빠들이 참석하는 1박 2일 캠프를 추진한 것이다.
올해 첫 시행된 이번 캠프는 안동시설관리공단의 협조를 통해 안동시청소년수련원에서 개최됐다.
캠프 첫날 아빠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학생들은 서먹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곧 시작된 명랑 운동회를 통해 처음 보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어느새 하나가 됐다. 함께 대형 공을 굴리고 원반은 주고받으며 초록색 잔디밭은 웃음꽃으로 활짝 폈다. 최근 들어 가장 화창했던 날씨도 큰 몫을 했다.

왕년 아빠들의 군생활을 추억하게 하는 서바이벌 게임도 열렸다. 고무탄이 들어간 모형 총이지만 자녀 앞에서 아빠들은 누구보다 늠름한 자태를 뽐냈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자 아빠들은 멋진 포복과 사격으로 자식에게 실력을 뽐낸 뒤 자녀들에게 날아오는 총탄을 몸으로 막으며 장렬히 전사했다. 아이들은 연방 "아빠가 최고"라고 외쳤고, 총탄에 맞은 몸은 쓰렸지만, 아빠들의 입가에 미소는 끊이지 않았다.
저녁 시간 마련된 메인행사는 K-POP 댄스팀의 역동적이고 절도 있는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마술 공연이 시작되자 아이들보다 아빠들의 웃음소리가 더욱 커다랗게 들렸다. 마술사가 선물로 나눠준 마술지팡이를 든 아빠들의 표정은 장난기로 가득했다.
공연 중간에는 사회자의 진행으로 아빠와 자녀가 함께 제기를 차고 문제를 맞추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코믹 저글링 공연에서는 화려한 공연과 불 저글링 등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둘째 날에는 최근 새롭게 유행하는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등 각종 캐릭터를 직접 색칠해 열쇠고리로 만드는 OPS 공예와 캘리그래피, 풍선아트 등의 부스가 운영됐다.
또 그림 그리기를 통해 자녀의 심리를 알아보는 미술심리상담도 마련돼 아빠들이 자녀를 더욱 자세히 이해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느린 우체통 부스에서는 '아빠에게', '자녀에게' 진솔한 마음을 담은 편지도 작성했다. 이번에 작성된 편지는 두 달 뒤 가정으로 배송될 예정이다.

이번 캠프 참가자들은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풍성한 프로그램에 매우 만족한다'고 평가하며 호평을 보냈다.
캠프 참가자 손두리(11·안동 영호초 4학년) 군은 "열쇠고리도 만들고 풍선으로 된 왕관도 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마술사 선생님이 준 마술지팡이로 학교에 가면 친구들에게 마술 공연도 보여줄 예정인데 내년에도 또 참가하고 싶다"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경북교육청은 아빠와 함께 캠프의 반응이 뜨거움에 따라 내년에도 행사 개최 의사를 밝혔다.
특히 찾아가는 캠프 방식으로 진행돼 내년에는 다른 지역에서 행사 개최를 통해 더 많은 학부모와 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할 예정이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경북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가 안전한 환경에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며 "행사에 참가하신 모든 분들이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셨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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