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 앞 600m 학교 놔두고 2.4km 먼거리 통학할 판

경산교육청 학생 수요 잘못 예측…압량·성암·평산초교 등 초과밀학급
택지 개발 대비 신설 요구에도…교육청, 기존 학교 이전 추진
"교육부 신설 기준 미달" 해명

경산 압량읍 부적리에 들어서는 경산 아이파크 공동주택사업자와 경산교육원청이 사업승인 조건 이행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이 아파트 1단지 학생들이 다닐 경산압량초교 모습. 김진만 기자
경산 압량읍 부적리에 들어서는 경산 아이파크 공동주택사업자와 경산교육원청이 사업승인 조건 이행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은 이 아파트 1단지 학생들이 다닐 경산압량초교 모습. 김진만 기자

교육지원청이 택지개발지구에 입주하는 학생 수요 예측을 잘못해 학생들이 코앞 학교를 놔두고 먼 곳까지 통학버스를 타고 다녀야 할 상황에 처했다.

경산교육지원청(이하 경산교육청)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내 공동주택이 들어서 학생들이 늘어날 것을 예상, 이 일대에 초등학교를 지었다. 대신 이곳으로 학생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 만큼, 인근 학교는 없앴다.

이에 따라 압량읍 부적리에 있던 압량초교(현 압량중)는 2017년 3월 신대부적지구로 이전해 경산압량초교로 교명 변경을 했다.

또 성암산 인근에 있던 성암초교는 2019년 3월 중산지구 내로 이전했다.

하지만, 이들 학교는 아파트 입주와 동시에 학생수가 급증하면서 초과밀학급이 됐다.

성암초교는 2019년 3월 25학급 696명이던 것이 3년이 지난 올해 52학급 1천342명으로, 경산압량초교도 이전한 2017년 3월 26학급 673명이던 것이 5년이 지난 올해 52학급 1천213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이들 지구에 연이어 입주가 예정되면서 이들 학교가 더는 학생들을 받을 처지가 되지 못해 거리가 먼 학교를 다녀야할 형편이 된 것.

중산지구에는 2023년, 2024년 중산자이1차(1천144가구)와 2차(309가구)가 입주 예정으로 이 경우 초등생 430여명(예측치)은 단지 옆 성암초교 대신 1.5㎞ 떨어진 경산서부초교로 통학차량을 타고 통학을 해야 한다.

압량초교 사정도 마찬가지다. 경산아이파크 1차(977가구)·2차(745가구)가 2024년, 2025년 입주하면 2차단지 180여명(예측치) 학생은 600m거리의 학교 대신 2.4㎞ 떨어진 현흥초교로 배정돼 통학차량으로 통학해야 한다.

지구 개발이 되면 학생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지구 내 신설학교 설립이 요구됐지만, 교육청은 인근 학교를 옮기는 방식의 '신설대체 이전'을 추진했고 결국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산지구내에 (가칭) 중산초교 설립이 추진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7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이 났다.

경산 중산1지구 내 성암초등학교는 2019년 성암산 아래에서 이전 개교한 이후 학생수가 급증해 초과밀학교가 됐다. 김진만기자
경산 중산1지구 내 성암초등학교는 2019년 성암산 아래에서 이전 개교한 이후 학생수가 급증해 초과밀학교가 됐다. 김진만기자

사동2택지지구 팰리스부영 1·2단지도 2019년 10월과 2020년 6월 입주한 초교생들이 인근 평산초교를 다니지 못하고 28명은 1.6㎞ 떨어진 경산동부초교에, 45명은 2㎞ 떨어진 경산동부초교에 배정돼 차량으로 통학을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택지개발 시 수용가능한 학생수 예측을 잘못해 학생들이 콩나물 수업을 받거나 먼거리 통학을 해야하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산교육청 관계자는 "택지개발지구 개발 시 유발 학생 예측을 정확하게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산의 효율성과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4천 가구가 넘지 않으면 학교 신설에 대한 교육부의 투자 심사를 통과할 수 없어 당시 신설 대신 신설대체 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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