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물가 상승세 둔화에 국내 금융시장 모처럼 '화색'

원·달러 환율 이틀 연속 내려…7거래일 만에 1300원 아래로
코스피는 한때 2400선 넘어서…물가 정점·연준 속도조절 기대

코스피가 14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에 힘입어 2,400선 직전까지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6.85포인트 오른 2,399.25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미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금리 인상 기조에 관해 예측한 기사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14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에 힘입어 2,400선 직전까지 올랐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6.85포인트 오른 2,399.25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미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금리 인상 기조에 관해 예측한 기사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미국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소식에 14일 유가증권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원·달러 환율도 내려가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화색이 돌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폭을 결정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코앞에 둔 시점에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6.85포인트(p) 오른 2,399.25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개장 때부터 전 거래일보다 8.41p 오른 2,380.81로 시작했다. 이후 상승 폭을 키우다 장 마감 직전 2,400.18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고가 기준 코스피가 2,4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6일(2,416.88)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코스닥 지수도 13.84p 오른 729.00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7원 내린 1천296.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4.0원 내린 1천292.0원에 개장했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다. 환율이 1천300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5일(종가 1천292.6원) 이후 7거래일 만이다.

금융권에서는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둔화세를 보이자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본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11월 CPI는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7.1%, 전달 대비 0.1% 올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7.3%, 0.3% 보다 낮은 수치이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소폭 상승이다.

이 같은 수치에 시장은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고, 미 연준도 긴축을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까지 더해졌다. 연준은 15일 새벽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0.75%p에서 0.50%p로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은 앞서 6월, 7월, 9월, 11월 FOMC 회의에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을 밟았는데 인상폭을 조금 줄일 것이란 관측이다.

게다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말 "빠르면 12월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연준의 물가 관리 목표치(2% 상승)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라 이번에 연준이 FOMC 회의 후 내놓을 점도표(금리 전망 도표)가 9월에 비해 매파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빅 스텝으로 인상폭은 줄이되,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를 종전 4.5∼5%에서 4.75∼5.25%로 높여 시장 내 과도한 기대 확산엔 견제구를 던질 것이란 전망이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PB 차장은 "미국은 금융자산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 증시가 상승장이면 물가가 다시 뛸 수 있다. 연준으로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p 또는 0.5%p를 올리든, 어쨌든 금리는 상승하는 탓에 시장이 확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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