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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피의자 신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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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논설위원
김태진 논설위원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잇따라 살해하고 시신까지 유기한 이기영 사건에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이기영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는 것은 물론 신상 공개 결정에서 보인 소극적인 태도 탓이다. 실효성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여론의 지탄이 강해지자 입법부도 법령 개정 움직임을 보인다. 30일 이내 최근 모습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현행법은 특정 강력 범죄 혹은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 한해 얼굴과 성명, 나이 등 신상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시점이 규정돼 있지 않다. 과거 사진이 공개돼 신상 공개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유다. 무엇보다 신상 공개 결정을 내려도 범죄자의 선의에 기대야 한다는 건 상식과 거리가 멀다.

2010년 4월 신상 공개 시행 이후 총 44명의 피의자 신상이 공개됐다. 그러나 단 한 건만이 구금 과정에서 찍은 '머그샷'이었다. 2021년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이 유일하다. 이석준이 머그샷 공개에 동의한 덕분이다. 강력 범죄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이유는 호기심 충족에 있는 게 아니다. 비슷한 범죄의 피해자나 목격자가 적극적으로 신고하길 독려하는 과정이다.

이기영 사건의 공분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모욕적으로 다가오는 데서 분출된다. 그는 "시신을 찾게 해주겠다. 내가 경찰에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조롱 섞인 말을 하며 수사에 혼선을 끼쳤다. 시신 유기 장소를 알려준다며 시혜를 베풀 듯 진술했다. 피해자를 능멸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그를 인권이라는 이름 아래 보호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숭고한 가치로 받들어온 인권이 강력 범죄자가 법을 유린하는 데 유리하게 작동해서는 곤란하다. 조건 없는 기계적 중립은 오히려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족쇄가 된다. 법을 우습게 아는 악질 상습범이 알량하게 인권을 악용하는 것을 놔두고 본다면 사적 응징이 판을 칠 건 자명하다. 국가가 불법을 방조하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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