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엑스코선 공청회를 기점으로 '철제차륜 AGT(경전철)' 차량 방식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대구교통공사가 대구도시철도 가운데 처음으로 '엑스코선'에 철제차륜 AGT를 도입하기로 잠정 결정하면서, 이 차량 방식의 단점으로 꼽히는 '소음'과 '경관 훼손'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23일과 24일 AGT를 먼저 도입한 인천 2호선과 부산 4호선 전 구간을 탑승하고 차량기지까지 방문해 AGT의 특성을 확인했다.
◆철제차륜 인천 2호선
2016년 개통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비교적 최근에 철제차륜 AGT를 도입한 곳이다. 서구 검단오류역에서 남동구 운연역까지 29.1㎞ 구간에 27개 역이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80㎞, 표정속도는 33.3㎞다. 지상구간은 검단오류역 인근 약 6㎞고 대부분 지하구간을 지났다.
전 구간 탑승 결과, 인천 2호선은 차량 높이가 낮고 2량으로 편성된 것을 제외하면 대구 1·2호선 차량과 판박이에 가까웠다. 가속과 감속, 곡선 주행시에 발생하는 소음이나 전반적인 승차감이 흡사했다. 다만 남동구청역 인근 등 급커브를 지날 때는 차량이 많이 덜컹거리고 소음도 강해졌다.
전동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집전시설물이 전동차 상부가 아닌 하부 측면에 설치된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집전시설은 구간별로 선로 좌측이나 우측에 설치돼 있는데 방향이 바뀔때마다 작게 '끽' 소리가 났다.
차량 기지에서 만져 본 차륜은 매끈한 금속 재질이었다. 안쪽과 바깥쪽의 내륜과 외륜으로 나뉘며 그 사이에 합성고무 재질의 탄성체가 있어 충격을 흡수해주는 구조였다. 바퀴에는 흑연계통의 고체 윤활제를 일정 압력으로 눌러주는 '도유기'가 붙어 있어 윤활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차륜은 8~9년마다 교체한다. 차량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유지보수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며 "일부 지상구간에 공동주택 소음 민원이 개통 초 있었으나 해당 구간 최고 속도를 80㎞에서 70㎞로 낮추면서 해소됐고, 현재는 소음 민원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고무차륜 부산 4호선

2011년 개통한 부산도시철도 4호선은 고무차륜형 AGT를 도입한 곳으로 소음 측면에서 철제차륜보다 장점이 있다. 동래구 미남역에서부터 기장군 안평역까지 14개역 12.7㎞ 구간을 최고 시속 60㎞, 표정속도 28.8㎞로 지난다. 이 중 안평역 인근 6개 역사는 지상에 있다.
전 구간 탑승 결과 소음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승차감은 철제차륜만 못했다.
고무차륜 AGT의 가장 큰 특징은 양 측면에 존재하는 '안내륜'이었다. 지름 한뼘 남짓한 우레탄 재질의 바퀴가은 객차 1량당 한쪽에 4개씩이 설치돼 있었다. 안내륜은 지면과 수평 방향으로 회전, 측면에 설치된 안내륜 레일을 따라가면서 차량 방향을 유도했다.
안내륜에 의존해 방향을 잡는 특성 탓에 반듯한 직선 구간을 지날 때도 차량 정면을 응시하면 좌우 방향의 흔들림이 또렷하게 느껴졌다. 다만 승객들이 보통 차량 측면을 바라보고 앉거나 서기 때문에 이로 인한 부담감은 크지 않았다. 철제차륜보다 차가 통통 튀는 느낌을 줬다.
주행시에 발생하는 소음 크기 자체는 철제차륜 AGT와 비슷하게 느껴졌으나 감속 시를 제외하면 금속성 소음이 거의 없었다. 부산교통공사에 제기되는 소음 민원도 없어 개통 이후 추가적용된 소음저감 대책도 없었다.
고무차륜 정비소요에 대해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1년 6개월마다 타이어 마모도에 따라 위치를 바꿔주고, 타이어 마모도와는 별개로 물성변화를 고려해 3년을 교체주기로 잡고 있다"며 "고무 타이어가 터져도 주행할 수 있는 구조이고 지금껏 타이어가 터진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소음보다 경관 문제 클 듯
AGT 도입을 둘러싼 우려는 크게 소음과 경관 문제로 나뉜다. 인천과 부산 사례, 대구교통공사의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소음보다는 경관 문제가 더 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교통공사는 엑스코선의 소음이 충분히 용인 가능한 수준이 될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엑스코선의 열차소음은 주간 50~60dB, 야간 35~55dB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소음저감 신기술을 도입해 추가적인 저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구교통공사는 차륜에 부착해 윤활성분을 도포하는 도유기 추가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인천 2호선이 차륜 마모저감 목적의 도유기 1개만 사용하는 반면, 엑스코선에는 소음 저감 효과를 볼 수 있는 도유기를 추가로 부착한다는 것이다. 레일 마모로 인해 증가하는 소음도 주기적인 레일 표면 연마로 해소한다.
이광모 대구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은 "대구 1호선 구간에서의 실험 결과 등을 고려했을 때 엑스코선은 인천2호선보다 소음을 10데시벨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통상 5데시벨만 낮아져도 사람들이 정숙성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또 학교, 병원 등 각별한 소음 대책이 필요한 일부 구간에는 방음벽이나 방음터널을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고가도로와 유사한 교각 구조물에 의한 도심경관 훼손 문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 폭 8미터가 넘는 상판이 올라간 AGT 교각 구조물은 폭 0.85m의 레일 2개가 일정 간격을 두고 평행하는 모노레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그늘과 시각적 중압감을 줬다. 부산과 인천 모두 교각 하부에 조경수를 심는 등 개선 노력을 기울였으나, 한낮에도 그림자가 짙어 분위기가 어두웠다
엑스코선 노선 특성상 이런 경관 문제는 더욱 심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교통공학 전문가는 "부산과 인천은 외곽 구간만 지상으로 건설돼 있지만, 대구는 도심 전구간을 지상으로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할 수 없다. 동대구로를 제외하면 대부분 좁은 도로를 지나고, 그럴수록 음영에 따른 문제가 더욱 심하게 체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구교통공사는 교각의 높이를 최대 3.5m 정도 낮춰 주변 건물의 조망권을 확보하고, 기둥은 원형을 채택하고 담쟁이 등을 심어 시각적 거부감을 완화할 방침이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주변 경관과 맞는 형식과 채색을 선정하고, 조경수 식재 등 조경계획, 도로 인접구간 차폐식재 계획을 수립해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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