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가 지난 2월 10년 만의 노선개편 이후 버스 한 대 당 평균 승객 수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불편과 홍보 부족 등으로 노선개편 마다 승객 감소를 면치 못했던 시내버스가 당초 목표였던 '증차 없는 운영 효율'이라는 목표를 일부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선개편 마다 승객 대폭 줄던 대구 시내버스…이번엔 늘었다
13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시내버스 노선개편 직후인 3월부터 지난달까지 버스 한 대당 평균 승객 수는 388.1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382.9명) 대비 1.4% 늘어난 수치다.
시내버스 노선 개편 전후를 비교하면 버스 노선은 기존 122개에서 127개로 늘었지만 하루 평균 운행 대수는 지난해 약 1천509대에서 올해 1천507대로 큰 차이가 없었다.
운송수익금도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3~6월 시내버스 운송수익금은 842억6천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0억5천500만원)보다 2억1천만원 많았다.
무임승차 대상자가 지난해 74세에서 올해 73세로 확대되면서 올해 어르신 무임승차 비율이 16.9%로 전년 동기(13.1%) 대비 3.8%포인트(p)나 늘었지만 전체 승객이 늘면서 무임승차자 증가로 인한 운송수익금 감소를 상쇄했다.
일각에서는 대구시가 노선개편 목표로 밝힌 '증차 없는 운영 효율'이 일부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대구시는 노선개편 마다 승객이 대폭 감소하는 등 홍역을 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노선개편이 있었던 2015년의 경우 이듬해인 2016년 하루 평균 승객이 6.5% 감소한 바 있다.
유영근 영인아이티에스 대표(교통공학 박사)는 "버스 수요는 유가 상승 등 다른 사회적 변수를 고려해야 하지만 노선 개편 이후 버스 한 대당 승객 수가 늘었다는 건 수요에 맞게 버스노선 개편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며 "동시에 대중교통전용지구 확대, 일방통행 도로 확대 등 승용자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장기적인 버스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성공 단정 일러"…업계도 근로환경 악화 불만
전문가들은 노선 개편 효과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아직 성공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승객 수 1.4% 증가는 크게 유의미한 수치로 보기는 어렵다. 시내버스 노선이 바뀐다고 해서 버스를 타지 않던 사람이 버스를 타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경산으로 가는 버스 노선 감소에 따른 승객 증감, 도시철도 승객 수 증감, 대경선 개통 등 다른 요인들이 시내버스와 연계되면서 발생한 효과인지도 분석해 봐야 한다"고 짚었다.
시내버스 업계는 노선 개편 효과와는 별개로 업무 환경이 크게 악화됐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시의 '증차 없는 운영 효율'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내버스 기사들의 희생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시내버스 기사 A씨는 "대구시가 버스 수는 확대하지 않고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려 하다 보니 기사들의 업무 피로도가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며 "기사들의 근무환경 악화 주범인 장대노선은 여전히 많고, 올해 들어 촉박한 시간 안에 운행을 해야 하는 경우가 늘면서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도시 외연 확장에 따라 새롭게 조성된 주거단지 등 실수요가 있는 지역으로 노선을 투입한 결과 승객 수가 늘었다고 본다"며 "개편 이후 들어오고 있는 각종 민원들을 수합해 축적해두고, 다음 노선개편 때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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