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결정하는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4.75%, 한국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 1.25%포인트(P) 격차가 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연초 제로금리에 가까운 0.25%에서 출발해 3월 이후 빅스텝(0.5%P) 2회과 자이언트 스텝(0.75%P) 연속 4회를 밟아 우리나라를 역전했다. 대한민국 역시 기축통화국 미국의 절대적 영향으로 지난해 8월 이후 베이비스텝(0.25%P) 8회, 빅스텝 2회로 현재 3.5%에 이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고금리에 고통받는 서민들을 생각해, 금리인상을 보류했다.
◆SVB 파산 여파, 美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여파로 이번 달 미국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Fed는 이달 21∼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이번 달 기준금리가 0.5%P 오를 것으로 보는 전망은 지난 8일에만 해도 78.6%에 이르렀지만, SVB 파산을 거쳐 13일 현재 0%로 아예 사라졌다.
미국 경제당국은 '인플레이션 잡기'와 '금융시스템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 중 당장 이번에는 금융 안정에 더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은 데 따른 것이다. CNBC 방송은 SVB 파산 전이었다면 0.5%P(빅스텝) 전망이 힘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SVB 붕괴 이후 금융시장 전반의 위기확산으로 0.5%P보다는 0.25%P 인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고금리 압박에 휘청거리는 한국 경제
올해 대한민국은 미국 기준금리 대폭 인상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지난 1년 6개월 동안 3%나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양국 모두 5%대의 물가 고공행진을 잡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조치이기도 하다. 관치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민들의 고금리 고통을 정부는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1금융권 6대 대형은행에 대한 '이자 장사'를 꾸짖자, 이들 은행들은 속속 대출금리를 낮추고, 취약차주를 위한 금융상품들까지 내놓기 시작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말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레고랜드 사태로 지난해 11월, 12월 기준금리 인상폭 이상으로 단기 금리가 오르며 예금·대출금리가 더 크게 튀었던 것들이 (정부 조치로) 조정되는 측면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동결하긴 했지만 향후 3.75%에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금통위원 숫자가 세 명에서 다섯 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SVB 파산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도 미국의 긴축완화 기대감 상승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약, 미국이 긴축 강도를 높이면 미 달러화가 비싸지게 되고, 이는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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