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주 코앞인데' 태전동 신축 아파트 공사중…사용승인 신청 안해 지연 가능성

'입주 D-9' 공사는 지지부진, 근로자 임금 체불까지 겹쳐 난항
아파트 건설 근로자들 체불 임금 지급 촉구 집회 열어
시공사 측 "빠른 시일 안에 문제 해결해 나갈 것"

22일 오후 4시쯤 북구 태전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앞. 근로자들이 중장비를 활용해 아파트 진·출입구 공사에 한창이다. 박성현 기자
22일 오후 4시쯤 북구 태전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앞. 근로자들이 중장비를 활용해 아파트 진·출입구 공사에 한창이다. 박성현 기자

대구 북구 태전동에 건설 중인 500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가 공사 지연과 임금 체불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시행사와 시공사 측은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입주예정자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22일 오후 찾은 태전동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 입구에는 벽돌과 각종 공사 자재가 너저분하게 쌓여 있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공사 근로자들이 포크레인과 롤러 등을 이용해 아파트 진·출입로를 만들고 있었다. 입주를 9일 앞둔 아파트라는 말이 무색하게 곳곳이 공사판이었다.

당초 이 아파트의 시공사와 시행사인 지역주택조합 측은 오는 31일을 입주 예정일을 정하고 입주자들에게 공지했지만 북구청의 사용승인도 받지 못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아직 건설사 측에서 사용승인 신청을 하지 않았고 곧바로 하더라도 접수 이후 약 3주가 넘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준공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과 일반분양자들이 떠안고 있다. 입주 예정일에 맞춰 이사를 준비한 이들은 사용승인이 늦어질 경우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입주를 앞둔 한 일반분양자는 "주말에 공사 현장을 방문해 보니 아파트 곳곳에 바닥 갈라짐 현상이 극심하고 누수가 일어나는 등 다수의 시공상 하자가 발견됐다"며 "시공사 측은 입주일과 각종 하자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아파트는 최근 근로자들의 임금체불 문제까지 불거지며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아파트 건설 현장 앞에서 공사의 미장, 타일 등의 업무를 맡았던 근로자 30여 명이 체불임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임금이 밀려 150명이 받아야 할 6억7천만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등에 따르면 하청업체인 A사는 원청인 시공사로부터 근로자 임금 등을 명목으로 25억원을 받았으나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근로자들은 지난 15일 A업체를 노동청에 고발하고 18일부터 한 달간 집회를 예고했다.

원청인 시공사는 근로자들의 체불된 임금을 대납하고 추후 A업체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도 피해 근로자들과 만나 임금 갈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시공사 측은 "입주예정자들의 지적 사항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고 최대한 빨리 사용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임금체불 문제도 하청업체와 협력해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전 10시쯤 북구 태전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앞에서는 근로자 30여 명이 체불임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박성현 기자
지난 18일 오전 10시쯤 북구 태전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앞에서는 근로자 30여 명이 체불임금 지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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