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끈기보다 끊기

유영만 지음 / 문예춘추사 펴냄

"지금은 모두가 바닥으로 내려가는 '끊기'를 잘 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모두가 '바닥'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바닥으로 내려가라고?'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이제는 '끈기'보다는 '끊기'가 더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금은 '성장'보다는 '성숙'이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 모두의 숨 고르기를 안내하는 국민 심리 치유서다"고 책을 소개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지식생태(生態) 학자라고 칭하는, 한양대학교 교수다. 그는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언어를 디자인하라', '부자의 1원칙, 몸에 투자하라',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등 역서를 포함해서 총 90여 권의 저·역서를 펴냈다.

그렇다면, 그가 '끊기'를 통해 바닥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저자는 모두가 오를 곳이 넉넉할 때는 끈기가 빛을 발하기 때문에 꽤 긴 시간동안 끈기에 대한 예찬이 넘쳐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사회적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역전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현재의 '끈기'는 그 용도를 다했기 때문에 미련한 '아집'과 '고집'이 됐다고도 말한다. 불현듯 찾아온 경제 빙하기를 멍하니 바라만 보거나, 여태 해왔던 방식 그대로를 고수하지 말고 일단 바닥으로 내려가 그간의 시절을 정리하고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기 뒤에는 언제나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있다. 또 "등대를 발견한 것이 길을 잃은 덕분일 수 있듯이, 오늘의 새로운 다짐과 준비가 앞으로의 먼 길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줄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이 책은 그 길에서의 등대가 될 수 있다.

지금, 위기라고 느끼는 사람들. 혹은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과감하게 바닥을 치고 다시 솟구칠 수 있는 힘을 전달해 줄 수 있다. 318쪽, 1만6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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