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통령실 '수능 언급' 재차 해명…교육계 올해 수능 난이도에 촉각

대통령실 "윤 대통령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 지시 아냐"
교사 "물수능 경우 실력 아닌 실수에 따라 당락 결정될 가능성"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5개월 앞둔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과 사교육비에 관한 언급을 하면서, 교육계가 올해 수능 난이도에 미칠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수능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후 윤 대통령이 직접 '쉬운 수능'을 지시한 것인지 등을 두고 해석이 분분해지자, 16일 대통령실은 수능 난이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수능 변별력을 갖추도록 난이도를 조절하되 공교육 교과 범위를 지나치게 벗어나는 문항은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를 수능에서 다루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민들이 이런 실태를 보면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통속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최근 수년간 이어진 '불수능' 논란을 사교육비 증가의 한 원인으로 꼽은 것으로 해석하며, 사실상 '쉬운 수능'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22학년도 수능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149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았고, 수학(147점)은 전년도보다 10점이나 상승해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렸다.

여기에 16일 교육부는 대입 담당인 이윤홍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에선 지난 1일 실시된 수능 모의평가가 예상만큼 쉽게 출제되지 않자 질책성 인사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올해 수능은 평이하게 출제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수능이 지나치게 쉬운 '물수능'이 되면 최상위권을 중심으로 변별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 한 고교 교사 A씨는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2, 3등급으로 바뀌는 등 실력이 아닌 실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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