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복되는 지하 공간 침수 피해, 막을 대책은?…"자동 차단 시스템 갖춰야"

부산 초량 지하차도·오송 지하차도 참사…매뉴얼 부제로 인한 人災
사물인터넷(IoT) 활용해 유사시 지하차도 차량 진입 원천 차단해야

18일 오전 11시쯤 찾은 동구 신서지하차도는 도로 갓길에 약간의 빗물이 고여있을 뿐 세차게 내리는 비에도 차들의 이동은 원활했다. 인근 각산지하차도 역시 통행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지자체별로 지하차도 수위 관찰 등은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18일 오전 11시쯤 찾은 동구 신서지하차도는 도로 갓길에 약간의 빗물이 고여있을 뿐 세차게 내리는 비에도 차들의 이동은 원활했다. 인근 각산지하차도 역시 통행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지자체별로 지하차도 수위 관찰 등은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큰비가 내릴 때마다 지하차도와 지하 주차장 등에 많은 양의 물이 갑자기 쏟아지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침수 사고가 우려되는 지하 공간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에 있는 침수 우려 지하차도는 서구 매천대교지하차도와 수성구 만촌지하차도 등 7개다. 대구시는 호우경보가 발령된 지난 14일부터 전체 128개 지하차도와 90개 침수우려도로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섰다.

순식간에 많은 물이 쏟아질 수 있는 지하차도는 선제적인 출입통제가 중요하다.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청주 오송 궁평 제2지하차도도 진입통제만 제때 이뤄졌다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3년 전인 지난 2020년 7월 23일 부산시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도 차량 7대가 불어난 물에 잠기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민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문제는 지하차도 수위 관찰 등이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 한 구청 관계자는 "CCTV를 통해 상시 지하차도 상황을 살피고 있다"며 "비가 많이 올 때는 현장 점검을 다니며 경찰과 협력해 차량을 통제한다"고 설명했다.

지하차도에 있는 배수펌프도 갑자기 쏟아진 물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다. 오송 지하차도에도 물이 차면 자동으로 작동되는 배수펌프가 있지만 배전실이 물에 잠기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만큼 통일된 매뉴얼을 수립해 유사시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수 대구가톨릭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유속이나 수위 등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마련해서 매뉴얼을 제작해야 한다"며 "교통 통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차수막 등의 물막이 설비를 지하차도에 설치해 차량 진입을 막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백찬수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하천의 경우 센서로 수위를 확인해 일정 수위 이상 높아지면 담당자에게 알림이 간다. 지하차도도 비슷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물이 일정 이상 차오르면 기계가 자동으로 차단막을 내리는 등의 침수위험 자동 예측 IoT(사물인터넷)를 설치해 차량 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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