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도 저동은 '혼밥 NO? 바가지요금?' 이제 그런 거 없어요"

울릉 최초 상인회 조직해 친절문화 확산, 음식값 안정화 등에 노력
울릉군도 생활필수품 물가조사 등 통해 상인 노력에 힘 보태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식당가 전경. 저동 상인연합회 제공.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식당가 전경. 저동 상인연합회 제공.

"혼밥이 안된다는 건 오해입니다. 바가지요금도 억울한 부분이 많아요."

요즘 '울릉도' 하면 '바가지요금', '혼밥 거부'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꼬리표처럼 붙는다. SNS 등에서 확산하는 경험담 탓에 울릉지역 식당들의 부정적 이미지는 더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런 울릉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상인들이 나서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고 스스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울릉군도 해결책을 찾는데 힘을 보태고 있어, 부정적 꼬리표를 떼는 데까지 머잖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상인 50여 명은 지난 8월 중순 '저동 상인연합회'를 조직했다. 울릉에서 상인회가 조직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첫 시작에 전체 상가수 약 130곳의 40% 정도가 참여했다는 것만 해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상인회 조직 당시 울릉은 '혼밥 거부'와 '바가지요금'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상인회에 따르면 혼밥 논란은 정말 혼밥이 안 돼서 그런 것보다는 단체손님을 받는 식당들이 1~2명씩 오는 손님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경상도의 거친 말로 '안된다'는 말을 하다 보니 생긴 오해에서 비롯됐다.

김종식 저동 상인연합회장은 "여행사 단체손님이 예약돼 남는 테이블이 없다는 것을 잘 설명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 이렇게까지 커져 속상했다"며 "당시의 분위기는 가라앉은 듯 하지만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친절교육을 하는 등 상인회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상인들은 '바가지요금'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바가지요금은 관광객에게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붙여 제품을 파는 것인데, 울릉의 식당 음식은 관광객이나 주민이나 판매하는 가격이 같다.

식당들은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식재료를 육지에서 배로 운반해 들여오는 수밖에 없다. 물류비는 10%가 붙는다. 100만원어치를 샀다고 하면 10만원이 물류비다.

음식 조리에 사용하는 가스도 도시가스가 아닌 가스통을 매번 사서 써야 하는 등 육지보다 식재료 준비부터 조리까지 드는 돈이 상당하다.

게다가 식당 종업원도 300만원 이상을 준다고 해도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문제는 울릉군 공무원들도 공감하고 있다.

울릉군 일자리경제팀 관계자는 "울릉은 기본 물가가 비싸 판매하는 가격이 육지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며 "공무원들도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고 음식을 사 먹는다"고 말했다.

이에 상인들과 울릉군은 비싼 음식값 잡기에도 나서고 있다.

상인회는 단체 행동을 통해 육지 식자재마트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찾는 중이다.

울릉군은 가스와 유류 등 생활필수품 물가가 육지보다 얼마나 비싼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자 2천여 만원을 들어 용역 조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는 이달 말에 나온다.

김종식 저동 상인연합회장은 "관광객들이 적어도 저동에서는 친절하고 착한 가격에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자 상인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며 "관광객들도 변화하는 울릉의 분위기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울릉군청 전경. 매일신문 DB
울릉군청 전경. 매일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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