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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대구를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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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능금꽃 향기로운 내 고향 땅은/ 팔공산 바라보는 해뜨는 거리/ 그대와 나 여기서 꿈을 꾸었네/ 아름답고 정다운 꿈을 꾸었네/ 둘이서 걸어가는 희망의 거리/ 능금꽃 피고 지는 사랑의 거리/ 대구는 내 고향 정다운 내 고향."

대구 동인동 한 생고깃집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나이 지긋한 여주인이 고기를 썰면서 이 노래를 힘차게 불렀다. 노랫말은 가물가물했지만, 익숙한 멜로디였다. 젓가락 장단을 부르는 노래였다. 1971년 발표된 '능금꽃 피는 고향'. 길옥윤이 작사·작곡했고, 패티김이 불렀다.

이 노래는 '대구찬가'라고도 불리며, 1970년대 대구에서 애창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잊혔지만, 부활했다. 불을 지핀 인물은 김범일 전 대구시장. 김 전 시장은 2008년 대구 평광동 사과 재배 단지를 방문했다가 '능금꽃 피는 고향'을 언급했다. 이후 대구시는 시청 내 방송은 물론 각종 행사 때도 이 노래를 내보냈다. 시민들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키우는 데는 노래만큼 좋은 게 없다. 이 노래는 2011년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의 응원가로 선정됐다. 2년 뒤엔 '능금꽃 피는 고향' 노래비가 동구 아양철교 인근 공원에 세워졌다.

1960년대 히트곡 '빨간 구두 아가씨'의 가수 남일해. 그는 지난 8월 '여기는 대구'란 신곡을 발표했다. "오랫동안 노래를 하면서 정작 고향인 대구 노래는 왜 한 곡도 없냐"는 지인들의 하소연이 '대구 노래'를 선보인 이유라고 밝혔다. '팔공산이 높았나 자존심 키웠다' '멋쟁이 다 모였다 동성로에서' '됐나~됐다~' 등의 노랫말과 사투리는 지역성 짙다. 노래를 접한 시민들은 '힘이 넘치고 멋지다'고 응원하고 있다. 흘러간 풍경과 얘기를 다뤄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한 강야로가 부른 대구 노래도 있다. 트로트곡인 '대구 남자'이다. '수성못 오리배를 타며 나눈 첫 키스' '팔공산 자동차 극장 그 영화는 아직도 생생한데' 등의 가사가 눈길을 끈다. 1956년 대구시가 공식 제정한 노래도 있다. "팔공산 줄기마다 힘이 맺히고~"로 시작하는 '대구 시민의 노래'이다. 시인 백기만이 가사를 쓰고, 영남고 음악 교사 유재덕 씨가 곡을 지었다. 대구를 목 놓아 부를 노래들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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