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스물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조대흠 극작가

조대흠 극작가
조대흠 극작가

올해로 20회째를 맞이한 DIMF(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가 막을 내렸다. 20년, 사람으로 치면 갓 태어난 아기가 자라 성인이 되는 나이다. 한 사람의 20년이라고 생각하니 묘하게 묵직하다. 지나온 세월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담겨있을까.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속에 세상은 참 부지런히도 바뀌었다. 아날로그는 예전의 것이 됐고, 코로나19로 텅 빈 객석을 마주하기도 했다. 어디서든 공연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세상이 됐고, 이제는 극장 밖에서도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어두운 극장 불을 밝히고 관객을 맞이하던 모습들과는 많이 달라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축제가 20년 동안 계속해서 무대의 불을 켜왔던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무대와 객석이 주고받는 날것의 호흡, 오직 극장이라는 공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있기 때문일 터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듯, 텅 빈 객석과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를 견디며 축제가 단단한 성인으로 자라나기까지는 무대 뒤편에서 땀 흘린 이들의 노력과 불편한 극장 의자를 채워준 관객들이 있었다.

나 또한 관객으로, 또 무대 뒤편에서 땀을 흘리는 사람으로 축제와 함께했다. 객석에 앉아 무대 위 세상을 즐겼고, 반대로 무대 뒤편에서 관객들을 위해 부리나케 움직였다. 돌이켜보니 딤프가 성년으로 자라나는 동안, 나 또한 축제의 안과 밖을 부지런히 오가며 내 삶의 한 시절을 함께해온 거다. 이제 축제는 화려한 불을 끄고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숨을 고른다. 나 역시도 관객으로 돌아갈 시간이 됐다.

뜨거운 여름을 지키는 축제는 다시 내년에 스물한 살이 돼 돌아온다. 늦었지만 스무 살이 된 축제에 애정을 담아 축하를 보낸다. 또다시 무대의 불이 켜지고 객석의 불이 꺼지는 순간 누군가는 처음으로 뮤지컬과 사랑에 빠질 것이고, 누군가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한 장면을 마음에 품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축제가 스무 해 동안 지켜온 가장 큰 가치일지도 모른다.

한 편의 공연이 누군가에게는 행복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 것. 그리고 극장을 나서는 모두가 '오늘 정말 잘 왔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는 것. 그 가치를 위해 오늘도 누군가는 무대 뒤에서 묵묵히 땀을 흘린다. 그렇게 딤프의 스물한 번째 여름도 조금씩 준비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축제가 두 번째 스무 살을 향해 천천히, 그리고 오래 걸어가기를!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찰 수사 전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의 DMC래미안클라시스 아파트 전용면적 114㎡가 12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장윤기 사건에 대한 수사팀의 주장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 서장이 강간 살인죄 적용을 막았고, 주요 증거인 리얼돌을 방치하도록 했다는 진술...
미국 코스트코의 직원 바자 씨는 40년 동안 현장 계산대를 지키며 14억 원 규모의 퇴직연금을 모았고, 그는 승진 제안을 정중히 거절한 대신..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