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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부제 재시행 두고 찬반 팽팽…법인택시는 '찬성', 개인택시는 '반대'

법인택시 업계 "예전처럼 부제 시행돼야…영업차량 쏟아져 수입 줄어"
개인택시 업계 "택시 최대 장점 '쉬고싶을 때 쉬는 것'"
대구시, 내년 1월 택시운송사업 발전 시행계획 수립 용역 토대로 판단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서 택시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매일신문DB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서 택시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매일신문DB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택시 부제(강제 휴무제) 재검토 유예 기간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택시업계에서는 엇갈리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인택시는 부제가 해제되기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개인택시는 대체로 부제가 해제된 현 상태가 낫다고 주장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열린 택시운송사업 발전 시행계획 수립 용역 중간 보고회에서는 '택시 부제 부활' 문제가 안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됐다.

대구의 경우 부제가 해제된 지난해 11월 국토부가 제시한 '승차난 지역'으로 구분돼 부제 해제 대상 지역에 해당됐지만, 올해 4월 기준으로는 승차난 지역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제시한 '승차난 지역'(부제 해제 적합 지역) 기준은 ▷법인 택시 기사 감소율(공급 측면) ▷택시 운송수요(수요 측면) ▷지역사회 승차난 제기 민원(지역여건) 등 세 가지를 따진다. 이 중 두 가지 이상 해당하면 택시 승차난 지역으로 본다.

지난해 11월 기준 대구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 승차난 지역으로 분류됐지만 불과 5개월 만에 세 가지 요건에 모두 부합하지 않았다.

현장에서도 엇갈리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법인택시업계는 부제를 없앤 뒤 영업 차량이 많이 쏟아져나와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개인택시업계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영업일에 자율성이 보장되는 현 상태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또 청소년 자녀를 둔 중장년층 기사들의 경우 부제 해제를 선호하는 반면 일부 고령자는 쉬는 날을 보장해주는 부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기사들의 여건에 따라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쏟아진다.

개인택시 운전자 우외택(68) 씨는 "일하고 싶을 때 일 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게 개인택시의 최대 장점인데 부제는 이런 개인택시에 맞지 않다"면서 "힘들게 없애 놓은 부제를 다시 부활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법인택시 종사자 A(62) 씨는 "쉴 때는 확실하게 쉬고, 일할 땐 열심히 일 할 수 있어 부제에 찬성한다. 부제가 다시 적용된다면 회사별로 운영 가능한 날짜가 다르게 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쉬는 날은 완전한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운행 2년차에 접어든 B(64) 씨는 "부제를 다시 시행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타려는 손님도 없는데 택시만 너무 많아서 문제"라면서 "오늘 오전 9시 전부터 나와 영업을 했는데 오전 내내 기본요금구간으로 겨우 세 명 받았다. 하루에 평균 8명 정도밖에 못 태운다. 하루에 손님 10명을 채우려면 자정까지 일해야 할 정도다"고 토로했다.

부제 적용 여부를 두고 친환경 택시와의 형평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2020년 11월부터 국토부 훈령에 따라 전기자동차 또는 수소전기자동차를 이용한 택시에 대해서는 부제를 둘 수 없다.

20년 넘게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C(75) 씨는 "전기차도 함께 부제 적용 대상이 되면 동의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제 시행에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 반면 전기차 택시 운전자 D씨는 "전기차가 부제 대상에서 제외가 돼 혜택을 입었다고들 하지만 차값도 비싸고 충전하는데 완충까지 9시간씩이나 걸린다. 충전기가 없는 곳에 사는 기사들은 하루 날을 잡아서 충전해야한다. 영업을 못하는 시간은 일반택시보다 많을 수 있다"고 했다.

택시업계의 엇갈리는 입장을 보이면서 대구시도 부제 해제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조경재 대구시 택시물류과장은 "내년 1월 시행계획 수립 용역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대응방안을 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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