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동훈 승부수' 띄운 국힘 vs '이재명 흔들기' 민주당…총선 지휘 체계 극명한 대조

국힘, 韓 비대위로 속전속결 전환…중도·수도권·청년 표심 공략
민주당, 숙지지 않는 사법 리스크에…비대위 출범 목소리 빗발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확정, 사법 리스크를 두고 대립각을 세워왔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내년 4·10총선 여야 지휘구도가 유력해졌다.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혼란을 끊고 전열을 가다듬은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 승리 후 뚜렷한 '쇄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확고했던 이재명 체제 흔들기가 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어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동훈 체제로 승부수 건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온라인으로 전국위원회를 열어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로 통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 임명을 확정한다. 이후 한 위원장은 비대위의 '성격'을 드러낼 비상대책위원 인선에 집중한 후 새해 단배식은 새 지도부 주관 하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김기현 전 대표가 사의를 밝힌 후 채 빠른 시일 내 전열을 정비하는 일사불란하게 지도체제를 확정한 국민의힘은 비대위원 인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비대위원은 비대위원장과 당연직인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15명 이내로 구성된다. 한 지명자가 최대 12명까지 뽑을 수 있다. 그 면면은 한동훈 체제의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집권당 비상 사령탑으로 데뷔하는 한 지명자가 '쇄신' 키워드를 선보인다면 지지층의 응원으로 연착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표심을 얻고자 인적 청산과 청년 발탁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근혜 비대위' 전례처럼 '파격 인선'을 준비해 비대위 성공 및 총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구상에 들어간 한 지명자는 오는 26일 전국위 의결 후 수락 연설을 통해 본인의 구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당 밖으로는 야당과의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짐작된다. '대통령 최측근' 이미지 탈피 또는 활용법에도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다. 지지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수직적 당정관계'에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면서 건강하고 긴장감 있는 당정 관계를 만든다면 비대위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체제' 흔들기, 갈등 커지는 민주당

민주당은 '비주류'를 중심으로 이재명 체제를 깨고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지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사법 리스크를 짊어진 이 대표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대표를 지낸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중심에 서 있다. 그는 22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사법문제가 없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2선 후퇴를 여러 번 했다"며 "'민주당이 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라도 그런 양보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 배수진까지 친 이 전 총리는 이 대표가 사퇴하고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내놓은 것이다.

민주당은 여러 혐의로 재판 중인 이 대표에다 최근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혐의로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전·현직 대표 사법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예비후보 희망자 검증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이들의 잇단 이의신청까지 쏟아지며 공천 잡음도 불거지고 있다. 일부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이들은 "비이재명(비명)계 공천 학살"이라 반발하고 있다.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 전 총리의 신당 창당 추진으로 당이 분당 위기에 처하자 24일 만나 '필요하면 이 대표와 이 전 총리의 만남을 주선할 수도 있다'는 데 공감하며 통합을 위한 중재자 역할에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내부 통합은 당연히 필요하다. 결과는 예상할 수 없지만 지도부는 최대한 포용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이재명 대표) 사퇴 이야기도 나오는데 통합의 주체가 대표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