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통시장 청년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

2016년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전통시장 청년몰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의 효자가 된 지역도 있지만 일부는 폐점 점포가 더 많은 실정이다. 전국 1호 청년몰로 알려진 대구 산격종합시장에서 영업 중인 곳은 7개 점포다. 18억원의 예산을 들여 16개 점포로 시작했던 터다. 살아남은 것도 배달 위주의 점포가 다수였다고 한다. 실패작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전통시장도 살리고 청년 창업도 돕는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초창기부터 우려의 목소리는 컸다. 개점 1~2년 사이 폐점 사례가 속속 보고된 탓이었다. 부산 국제시장, 인천 신포국제시장 등은 청년몰 자체를 닫았다. 대구 약령시 한방의료타운, 현풍도깨비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8월까지 전국적으로 총 43개 청년몰에 741개 점포가 입점했지만, 추가 모집 등을 거쳐 현재는 396개 점포가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지난해까지 쏟아부은 예산은 1천억원에 가깝다.

청년몰의 쇠락은 전통시장의 특성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저녁 시간대가 되면 영업을 종료하는 점포가 많기에 유동 인구가 적다. 상권 활성화의 전제로 볼 수 있는 게 유동 인구다. 이 경우 전통시장을 청년몰의 둥지로 삼을 이유가 없다. 불편한 주차 여건 등을 고려하면 전국적 위세의 맛집이 아닌 이상 일부러 찾아가기가 쉽잖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열정 부족 탓으로 보긴 어렵다.

성공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곳도 있다. 이들은 창업 비용이 적어 다양한 실전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걸 강점으로 꼽는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점포 중심의 오프라인 사업은 내리막길을 걸은 지 오래다. 당장 대구 동성로만 해도 공실이 넘친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인테리어가 담보되지 않으면 참신성으로 승부하기 어렵다. 온라인 판매나 배달 판매의 전초 기지를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노려보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개점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다. 지속적인 전략 수정과 조언이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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