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BK 최대주주, bhc ‘가격은 올리고 상생은 죽이고’...고객‧점주 외면 이익만 좇아

국내산보다 최대 70% 저렴한 브라질산 닭고기 쓰면서도 가격 인상
가맹점주와 상생협약서라며 내용은 e-쿠폰 수수료 전가, 12시간 영업 강요
결국 공정위 나서...bhc 본사에 조사관 보내 자료 확보 및 갑질 조사

bhc치킨이 저렴한 브라질산 닭고기를 쓰면서도 가격을 높여 소비자를 기만하고 가맹점주에게 여러 비용을 전가하는 등 갑질을 통해 영업이익 높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업계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투자금회수에 열을 올리며 상생을 저버리고 기업의 사회적책임은 나몰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bhc치킨은 지난해 5월 순살 치킨 메뉴 7개의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바꿔 현재까지 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브라질산 닭고기를 쓴 메뉴 7개의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2만원이던 '뿌링클 순살' 가격은 2만3천원으로 바뀌며 무려 15%나 인상됐다.

bhc는 가격 상승 배경으로 원부자재 가격 인상, 가맹점 수익 개선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국내산 닭고기를 브라질산으로 바꿨음에도 가격을 올렸다는 점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브라질산은 국내산 대비 최대 7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에서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수입 닭고기에 할당관세 0%를 적용 중이라 세금 부담도 작다.

업계 관계자 역시 "비용 상승 등 이유가 있더라도, 최소한 브라질산을 쓴 메뉴에 대해서는 가격을 동결하는 조치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호섭 bhc그룹 신임 대표. bhc
송호섭 bhc그룹 신임 대표. bhc

bhc는 가격 인상 이유로 가맹점 수익 개선도 제시했다. 그러나 오히려 bhc가 가맹점에 각종 비용을 전가하며 상생을 저버리고 사실상 가맹점을 죽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난 2월 bhc는 가맹점주들에게 '가맹본부·가맹점사업자간 공정거래 및 상생협력 협약서(상생협약서)'를 보내 서명을 요청한 바 있다.

상생협약서에는 온라인 e-쿠폰 수수료를 모두 가맹점주가 내도록 하는 내용과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매장을 운영해야 하며 임의로 휴업하거나 운영시간을 단축·연장할 수 없다는 점이 명시됐다.

가맹점주들은 즉각 반발했다. 해당 내용들이 상생을 위한 내용이 맞느냐는 것이다. 한 가맹점주는 "'동반성장·상생협약서'라며 저런 내용이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나섰다. 상생협약서에 포함된 e-쿠폰 수수료 전가, 12시간 영업 강요 등이 공정위가 나선 주요 이유로 지목된다.

공정위는 지난 5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bhc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가맹 사업 운영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또 공정위는 bhc가 가맹점주의 동의 없이 필수품목을 과도하게 지정하거나, 판촉 행사 비용을 전가하는 등 갑질 여부도 조사 중이며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bhc의 고객 외면, 가맹점주 갑질 등 문제 원인이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MBK는 bhc의 지주사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의 최대주주다. 현재까지는 MBK의 bhc 엑시트(투자금 회수) 계획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bhc는 MBK가 투자에 참여한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약 5천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진행하며, 소수 투자자만 이익을 취하게 했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 따르면 bhc가 2018부터 2022년까지 주주들에게 배당한 규모는 4천696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bhc 영업이익인 5천840억원의 80.4%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영업이익을 품질 향상이나 가맹점 상생 비용으로 쓰지 않고 외부로 유출한 것이다.

최근 MBK가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며 bhc에 대한 우려까지 높아지는 중이다.

한편, bhc 관계자는 브라질산 닭고기 사용과 관련해 "기존 브라질산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국내산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시기는 올해 상반기 내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갑질 의혹 등 공정위 조사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난해부터 사모펀드 기업을 공정위에서 살펴보겠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e-쿠폰 수수료 전가나 영업시간 부분도 특별한 점은 아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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