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년들, 중소기업 기피 심해졌다

통계청·고용노동부 조사
지난해 2030 31%로 집계…20년 전 47.5%와 비교돼
대기업과 월급차이 2.1배

대구에서 섬유업체를 운영하는 A(65) 씨는 "청년층을 채용하고 싶지만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해 외면한다"면서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B(32) 씨는 "지난달 다니던 대구지역 중소기업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미래를 위해 급여 수준이 높은 수도권 소재 대기업으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중소기업 취업자 중 청년층은 3명 가운데 1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대기업은 절반 가까운 취업자가 청년층이었다.

22일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 중 39세 이하 청년층은 781만7천명(30.9%)으로 집계됐다. 이 중 29세 이하가 13.5%, 30대는 17.4%로 각각 집계됐다.

절반에 가까운 청년층이 중소기업에 근무했던 2003년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03년 중소기업 근로자 중 30대(27.2%)와 29세 이하(20.5)가 차지하는 비중은 47.5%에 달했다.

이에 반해 300인 이상 대기업은 29세 이하 청년층이 143만9천명으로 절반 수준인 46.6%에 달했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30대는 20.9%였고, 29세 이하는 15.7%로 집계됐다. 대기업의 50대 이상 비중은 28.7%에 불과했다.

대기업에서도 30대 비중이 지난 2003년 37.5%에서 30.9%로 낮아졌지만, 감소폭이 중소기업보다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9세 이상 비중도 같은 기간 25.3%에서 15.7%로 감소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근로 조건 등의 격차가 이 같은 현상을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12월 기준 영리기업 가운데 대기업 근로자 월 평균소득은 591만원(세전 기준)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286만원과 비교하면 2.1배에 이른다.

연령대별 임금 격차는 나이가 들수록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대기업 340만원, 중소기업 215만원으로 1.6배였다. 그러나 30대는 1.9배, 40대 2.2배, 50대 2.4배로 격차가 심화됐다.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장인 김도성 서강대 경영대학장은 "중견기업, 강소기업, 챔피언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이 더 많이 나와야 젊은 세대가 중소기업에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면서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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