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병원 비상경영 체제 돌입…"의료진 공백으로 재정난"

손실 심각해 금융기관 차입 고려…주중 TF 꾸려 운영 계획 구체화
타 병원도 병동 통폐합·무급휴직…“대외 선언 안했을 뿐, 같은 상황”

28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의 한 병동이 폐쇄돼 있다. 경북대병원은 진료 공백으로 인한 재정난이 지속돼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8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의 한 병동이 폐쇄돼 있다. 경북대병원은 진료 공백으로 인한 재정난이 지속돼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경북대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외래접수 창구를 지나가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경북대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외래접수 창구를 지나가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경북대병원이 의료 공백으로 인한 재정난으로 비상경영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28일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전날 양동헌 병원장은 내부 전산망에 '경북대병원 구성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서신으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함을 선언했다.

서신에 따르면 "의료진의 진료 공백으로 병원 경영이 상당한 어려움에 놓여 있다"며 "외래, 입원, 수술 등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손실을 보고 있으며 병원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 자금이 부족해 금융기관 차입을 고려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필수 의료를 제외한 모든 활동을 재검토하고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긴축 재정 등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근 경북대병원은 예비비 비축을 위한 마이너스 통장 규모를 기존 100억원에서 250억원까지 늘렸다. 또 경북대병원은 비상경영 체제 하에서 비용절감, 진료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진 지원, 필수의료 및 최중증환자 치료 집중 체계 등 3가지 운영목표를 제시, 각 목표 달성을 위한 TF팀을 신속히 구성해 이번 주부터 구체적인 비상경영 운영 계획을 도출할 예정이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세부적인 경영 방침이 나온 부분은 아직 없다"며 "아마 여러 방면의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고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하려 했던 신규사업은 모두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 뿐만 아니라 전국 상급종합병원들이 이번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서울 경희의료원이 지난 6일 급여 지급 중단과 희망퇴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의사를 제외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서울아산병원은 무급휴가뿐만 아니라 '빅5' 병원 중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상급종합병원도 경북대병원처럼 대내외적으로 선언하지 않았을 뿐 비상경영 상황인 건 똑같다.

대구 한 상급종합병원은 "우리 병원은 3월 말 부터 병동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시행했고 단기간 무급휴직도 진행 중"이라며 "경북대병원이 지역에서 처음 공개를 했을 뿐 현재 다른 상급종합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경북대병원 교수 출신 대구 시내 한 개원의는 "간혹 경북대병원 측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병원이 힘들다, 이 달 월급이 나올 수 있을 지 걱정이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이제 공개적으로 어려움이 드러났다"며 "지역의 중심이 되는 병원이 흔들리면 다른 병원들 또한 타격이 큰데 이를 어떻게 이겨낼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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