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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르코스,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에 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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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 국정연설서 "범죄소굴, 사기·돈세탁·납치·고문·살인 등"
중국 본토 고객들을 겨냥해 中 자본으로 생겨난 업장들
마르코스 "남중국해 영유권 고수하면서 외교로 긴장 완화"

22일 필리핀 의회에서 연설하는 마르코스 대통령. 연합뉴스
22일 필리핀 의회에서 연설하는 마르코스 대통령. 연합뉴스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 올 연말까지 폐쇄하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사기·불법 입국 알선 등 온갖 범죄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는 필리핀 내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23일(현지시간) AP·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전날 마닐라 의회에서 한 연례 국정연설에서 이날부터 모든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합법적인 업체로 가장한 그들은 도박에서 더 나아가 금융사기, 돈세탁, 성매매, 불법 입국 알선·인신매매, 납치, 잔혹한 고문, 심지어 살인 같은 불법적인 영역까지 가는 짓을 감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의 우리 법체계에 대한 심각한 남용과 무례함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도박장 조사를 이끄는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은 "온라인 도박장이 이루 말할 수 없는 무수한 사회악을 이 나라에 가져왔다"면서 마르코스 대통령의 금지 발표에 대해 "온 나라를 위한 승리"라고 환영했다.

'필리핀역외게임사업자'(POGO)로 불리는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은 친중 성향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임기 첫해인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도박이 금지된 중국 본토 고객들을 겨냥해 중국 자본 투자로 세워진 이들 업장은 코로나19 이전 전성기에는 약 300곳에 이르렀고, 이곳에서 일하는 중국인 직원도 30만명이 넘었다.

필리핀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온라인 도박장 종사자는 필리핀인 2만5천명에 외국인이 2만3천명 가까이에 이르렀다. 최근 당국의 온라인 도박장 단속 결과, 이들 업장에서 밀입국 알선·인신매매, 사기, 성매매 등 여러 범죄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의 소도시 밤반시의 앨리스 궈 시장은 온라인 도박장과 유착하고, 중국인이면서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속인 혐의로 의회 조사를 받고 있다. 궈 시장은 직무가 정지되고 금융자산이 동결된 가운데 의회 청문회에 계속 출석하지 않았고,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도주한 상태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남중국해 문제로 대립하는 중국과 긴장 수위를 낮추기 위한 대화는 계속 하겠다면서도 영유권을 계속 주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온당하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우리 권리와 이해관계를 주장할 것"이라면서 "필리핀은 굴복할 수 없고 흔들릴 수 없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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