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군 지품면 국사봉 일대에서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는 오도흥(64) 씨. 산불 발생 한 달이 지났지만 폐허가 된 송이산을 보면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마을 주민과 함께 보살펴온 송이산이 산불로 폐허가 됐고, 복구까지 최소 30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서다. 영덕군이 돕고 있지만 피해보상 대상에 오를지도 아직 미지수다.
지난달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영덕읍, 지품면, 축산면 등 송이 주요 생산지가 피해를 입으면서 생산량이 약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영덕군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오 씨가 살고 있는 국사봉 일대인 삼화2리는 영덕군 전체 송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송이 주산지다.
20일 영덕군에 따르면 영덕군 내 송이 생산 지역 6천500ha 가운데 60%가 넘는 4천137ha가 산불로 소실됐다. 13년 연속 생산량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던 기록도 한동안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영덕군은 산불 피해 보상 지원 대상에 송이를 포함시켜 줄 것을 정부에 강하게 요청하는 등 채취 농가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행법에는 송이 특성상 산에서 자생하는 데다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아 피해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재난지원 대상에는 제외돼 있다.
또 소나무 숲을 복원하기 위해 긴급벌채와 산사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고, 775억원을 투입해 5~7년에 걸친 중·장기 복구계획도 수립했다.
영덕에서 송이 판매를 하는 윤무혁(54) 씨는 "공판장에 나오는 송이의 70%가 지난달 산불로 타 버린 숲에서 생산됐는데, 관련 일을 하는 분들은 이제 살기가 어려워졌다"면서 "거래가 되더라도 1등급품 기준으로 kg당 100만원을 웃돌 것"이라고 했다.
윤 씨 말대로 지난 2022년 울진 산불 당시에도 송이 생산량은 크게 줄고 가격은 많이 올랐다. 2021년 1만2천159kg이었던 울진군 송이 생산량은 산불 이후인 2022년 3천228kg으로 급감했다. 품귀현상 탓에 1등급의 경우 가격은 100% 이상 올랐다.
영덕군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까지 피해 간 영덕 송이였기에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졌고, 이에 따른 인구 유입 및 관련 산업 육성 등 긍정적 효과가 컸다. 이번 산불로 지금까지 일궈 놓은 모든 게 사라질까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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