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영천 청제비 '국보' 된다, 국가유산청 국보 지정 예고

청제 건립·수리비 및 중립비 2기 구성, 신라시대 축조 청못·청제 중수 내용 기록
신라 정치 및 사회·경제적 내용 연구 중요 자료, 역사적·학술적 가치 높아

영천 청제비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영천 청제비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경북 영천시 금호읍 구암리에 위치한 보물 제517호인 청제비가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6일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청제비는 신라부터 현재까지 관개 수리시설로 이용되는 유일한 저수지인 '청못'과 청못의 제방시설인 '청제'의 축조 및 중수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2기의 비석이다.

청제 건립·수리비와 중립비로 구성돼 있으며 제방의 조영 및 수리와 관련된 내용을 새겨 자연재해를 극복하는 토목 기술과 국가관리체계를 보여준다.

1969년 보물 지정 이후 영천시와 영천시의회 등에서 국보 승격 및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청제 건립·수리비 앞면은 536년(법흥왕 23년) 2월 8일 처음 제방을 준공한 사실과 공사 규모, 동원 인원, 공사 책임자, 지방민 관리자 등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뒷면은 798년(원성왕 14년) 4월 13일 제방 수리공사의 완료 사실과 함께 수리 규모, 공사 기간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6세기 신라 고유의 서풍을 계승했다.

신라시대 홍수와 가뭄이 가장 빈번했던 6세기와 8세기 후반 및 9세기에 자연재해 극복을 위해 국가에서 추진했던 토목공사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시사점이 크다.

청제 중립비는 1688년(조선 숙종 14년) 땅에 묻혀 있던 청제건립·수리비를 다시 일으켜 세운 사실을 담고 있다. 이 비석 역시 조선의 일반적 서체를 따르지 않고 신라의 예스러운 서풍을 반영했다.

국가유산청은 "(청제비는) 청못과 청제의 건립 및 수리 과정, 왕실(국왕) 소유의 제방 관리 및 보고 체계 등이 기록돼 있어 신라의 정치 및 사회·경제적 내용을 연구하고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 비석에 시기를 달리하는 비문이 각각 기록된 희귀한 사례라는 점, 조성 이래 현재까지 원 위치에서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국가유산청은 청제비에 대해 30일간 예고를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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