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車관세 여파에 현대차·부품업계 '긴장'…생산 감소·가격 전략 주목

美 25% 관세 본격화 속 현대차 재고 소진 임박

관세 등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함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관세 등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수출하는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함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 여파가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글로벌 3위 완성차그룹인 현대차그룹도 점차 영향권에 들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부품업계의 대응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11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달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각각 35만3천대, 27만2천대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는 미국이 5월부터 25% 관세를 부과했지만 아직은 판매 측면에서 큰 타격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생산 부문에서는 여파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외 공장에서 총 35만7천대를 생산해 전년 대비 2.1% 감소했으며, 특히 수출이 11.6%나 줄었다. 기아는 생산량이 소폭 증가했지만, 멕시코 공장의 생산은 3.8% 감소해 관세 직격탄의 영향을 받았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도요타는 관세 여파로 4~5월 영업이익이 1조7천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생산 확대와 비용 절감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포드는 이미 멕시코 생산 차량의 현지 판매가를 최대 2천달러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은 다음달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미국 내 재고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호세 무뇨스 사장은 "가격 결정은 시장이 한다"고 말해, 향후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조건부로 낮춘 선례가 주목된다. 한미 간에도 유사한 무역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관세 여파는 부품업계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상장된 1차 부품 협력사 83곳의 영업이익은 3조496억원으로, 전년보다 1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7%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완성차 판매 부진과 내수 침체가 부품사로 전이됐고, 특히 군소 협력업체일수록 협상력이 약해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올해부터 적용된 부품 관세까지 더해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실제 미국은 이달부터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한국은 미국의 최대 부품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부품 수출 비중은 36.5%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수출 덕분에 환율 효과를 누릴 수 있었지만, 관세로 인해 수익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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