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4천500명 감축'
미국 국방부의 비공식적 검토의 일환이라고 하지만 한반도 안보지형에 불안을 가져다 줄 주한미군 감축 카드가 구체적인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국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수천명을 한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 당국은 "사실이 아니다",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4천500명, 他 지역으로 이전안
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현재 한국에 주둔한 미군 약 2만8천500명 가운데 약 4천500명을 미국 영토인 괌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구상은 대북 정책에 대한 비공식 검토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 대변인은 주한미군 철수 검토 보도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 "오늘은 발표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피트 응우옌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WSJ에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입장을 밝히지는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인도·태평양 국가들 불안하게 만들 것"
미국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계속 지원할지가 더 명확해지기 전까지 주한미군 병력 수준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진지하게 고려할 경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과의 긴밀한 공조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WSJ는 관측했다.
한반도를 관할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새무얼 퍼파로 사령관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10일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을 감축하면 대북 억제력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러시아를 견제할 역량이 약화한다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미국 입장에서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주장을 확대하며 대만을 위협해온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도 해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에서 뺀 병력을 인도·태평양의 다른 지역에 둘 경우,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우려를 완화할 수도 있다고 WSJ은 관측했다.

◆韓, 정치권도 강경 대응 '핵 무장'
주한미군 감축 카드에 대해 우리나라 대선 후보들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단순한 병력 이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와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 한미 핵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한국형 3축 체계 고도화 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한미동맹의 굳건한 토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공조로 북한 핵억지력을 강화하고,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가동해 한반도 평화를 지킬 것"이라고 안보관을 밝혔다.
한편, 주한미국 감축 카드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에서는 자체 핵무장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도 일부 강경파들은 나토(NATO)식 전술핵 재배치 및 핵공유, 핵추진 잠수함 개발 등 북한에 '핵 VS 핵'으로 맞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대구과학관 내부 성범죄 묵인…'재워주겠다' 발언에 신체 접촉까지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1차 시한' 넘겨…앞으로 지지율이 변수
국방부 "주한미군 4500명 이동 배치, 韓美 논의사항 전혀 없어"
유시민 "이재명의 호텔 경제학? 대학원 수준 공부 없이 소화하기 어려워"
서문시장 온 설난영 "심장 팔짝팔짝 뛰는 대구 되려면 김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