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족정신 깃든 '팔공산 천제단'…대구서 복원 10주년 학술대회

단절된 하늘 제사 전통, 대구시민과 함께 복원…국학운동 10년의 결실 공유

지난해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열린 제9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대구국학원 제공
지난해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열린 제9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대구국학원 제공

팔공산 천제단의 역사적 의미와 정신문화적 가치를 조명하는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가 26일 오후 2시30분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 강당에서 열린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이번 학술대회는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과 대구국학원이 공동 주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대구·경북의 중심 산인 팔공산을 단순한 자연공간이 아닌 시원적 정신문화의 근거지로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특히 팔공산 천제단에 담긴 제천(祭天)문화와 선도(仙道)·국학(國學)의 관점에서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를 탐색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제발표는 석혜인 한국유라시아연구원 연구위원이 맡아 '한국 선도의 제천문화와 국학–대구 팔공산 천제단을 중심으로'를 발표한다. 이어지는 토론에는 정인열 전 대구가톨릭대학교 부교수와 이동호 국학연구소 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여해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팔공산 천제단은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국왕이나 지방 수령이 하늘에 제사를 올렸던 제천의례의 유서 깊은 장소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기록된 삼산오악(三山五岳) 가운데 중악(中岳)으로 언급된다. 그러나 고려 말 이후 그 의식은 중단되었고, 약 700여 년간 역사 속에 묻혀 있었다.

지난해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열린 제9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대구국학원 제공
지난해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열린 제9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대구국학원 제공

이러한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은 2003년부터 팔공산 천제단에서 개천절 천제의식을 재현하며 시민들과 함께 그 정신을 계승해오고 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 10년간 축적된 연구 성과와 논의를 집대성해 팔공산 천제단의 복원 필요성과 그 역사·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 관계자는 "팔공산 천제단은 대구정신문화의 상징이며, 이를 복원하는 일은 단순한 문화재 복원을 넘어 대구경북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미래를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단기4358년 개천문화대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공식 행사로, 오는 10월에는 팔공산 천제단에서 개천절 기념식과 천제의식 재현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팔공산 천제단은 대구시민의 역사적 자긍심은 물론, 글로벌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정신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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